복귀 첫 해부터 넥센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한 손승락. 내년에도 또 한 번 ‘최고’를 꿈꾼다. 김시진 감독이 선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에 “그렇다면 10승 이상을 올리고 7∼8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목표”라고 당당하게 말했다.스포츠동아DB
넥센, 보직변경 검토…“7~8이닝 책임 이닝이터 목표”
“선발로 보직을 바꾼다면, 10승 이상과 7∼8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목표다.”손승락(28)은 올해 넥센의 ‘승리자물쇠’로 자리매김하며 구원왕(26세이브)에 올랐다. 하지만 스토브리그에서는 보직변경설도 피어오른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올해 확실한 제1선발이 없어서 힘들었다. 아직 손승락을 선발로 쓰겠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후보로 올려놓고 살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승락은 넥센에서 가장 뛰어난 구위를 보유한 투수다. 게다가 2005년 프로입단 이후, 두 시즌 동안 선발로 11승(15패)을 거둔 경험도 있다. 마무리 투수를 맡은 것은 올해가 처음. 제1선발의 조건은 충분하다.
실제로 임창용(야쿠르트)과 김용수(전LG·중앙대감독) 등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전환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메이저리그의 존 스몰츠 역시 마찬가지다.
손승락은 “일단 내 임무는 전적으로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라고 못 박은 뒤,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에 대한 꿈을 꿔보는 것이 사실이다. 선발기회를 주신다면 10승 이상은 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한 가지의 목표는 ‘이닝이터’다. 팀의 간판으로서 승패에 관계없이 경기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손승락은 “선발로 나서면 7∼8이닝은 던지겠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했다.
이닝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마무리로 나설 때와 투구의 패턴도 달라야 한다. 손승락은 “힘으로 윽박지르기 보다는 밸런스 위주로 던지겠다. (선발로 뛰던) 2005∼2006년보다는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도 늘었다. 구속을 줄일 생각은 없지만, 타자별로 투구수는 줄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주요 구종으로 삼았지만 선발이 된다면 1∼2가지 구종도 더 테스트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넥센의 마무리는 누가 맡을까? 손승락은 “누군가가 없으면, 또 다른 선수가 튀어나오는 게 야구”라며 웃었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