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19일(한국시간) 아부다비 자예드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3∼4위전,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아시아챔피언 성남 일화는 인터 밀란(이탈리아), 마젬베(콩고민주공화국),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 함께 대회 마지막 날 주인공으로 당당히 초대를 받았다. 비록 인터나시오날에 2-4로 패해 4위에 그쳤지만 0-4로 뒤지던 막판 2골을 따라붙는 투혼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인터 밀란은 결승에서 한 수 위의 전력으로 마젬베를 3-0으로 완파했다.
유럽은 07년 AC밀란, 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09년 바르셀로나에 이어 4년 연속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성남 막판 투혼
3∼4위전 경기 직전 인터나시오날 셀소 로스 감독의 얼굴이 전광판에 잡히자 붉은 옷을 입은 팬들이 일제히 야유를 퍼부었다. 셀소 로스 감독은 대회전부터 경질설이 나돌았는데 결승진출 실패로 불에 기름을 부었다.
성남은 전반을 0-0으로 마치는 게 1차 목표였지만 생각대로 안 됐다.
팅가와 알렉산드로에 연달아 2골을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중앙수비수 장석원이 경고 2회로 전반 34분 퇴장 당했다.
라돈치치는 교체 투입된 지 15분 만에 부상으로 아웃됐다. 악전고투였다. 후반에 2골을 더 허용하며 완패 분위기가 짙어졌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마지막 승부수가 빛을 발했다.
상대 체력이 약해졌음을 간파하고 부지런한 전광진을 넣어 미드필드에서부터 점유율을 높였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종료 6분을 남기고 몰리나가 2골을 넣어 따라붙었다.
경기 후 성남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라커룸을 방문한 정몽준 FIFA 부회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을 높이 칭찬했다. 성남은 4위 상금 200만 달러(23억원)를 추가해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상금을 포함해 무려 49억4000만원을 거머쥐게 됐다.
○인터 밀란의 힘
인터 밀란은 세계 최강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수비-미드필드-공격으로 이어지는 패스가 군더더기 하나 없었다. 전반 13분 시부의 발끝에서 출발한 볼이 밀리토에서 에투를 거쳐 판 데프까지 순식간에 논스톱으로 이어졌다. 판 데프의 오른발 슛에 그물이 출렁였다.
4분 뒤 에투가 문전 중앙에서 몸을 빙글 돌리며 오른발 땅볼 슛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인터나시오날과 준결승에서 눈부신 선방을 보였던 마젬베 골키퍼 키디아바도 속수무책이었다.
인터 밀란은 후반 40분 세 번째 골까지 터져 3-0 완승을 거뒀다.
수 천발의 폭죽과 금가루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인터 밀란의 정상 등극을 알렸다. 에투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인 골든볼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내년 대회는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다.
아부다비(UAE) |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