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스타들 중에는 유독 1986년생 호랑이띠가 많았다. 이들은 가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맹활약하며 2010년 연예계를 이끌었다. 대표적인 86년생 스타들인 김현중, 박민영, 윤시윤, 보아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2.보아 김현중 윤시윤… 86년생 스타들 “연예계 이렇게 접수했다”
이제는 그들이 대세다.
올해 방송가와 가요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스타들을 보면 공교롭게도 1986년생이 대부분이었다. 24살 동갑내기로 2010년을 주름잡은 스타로는 김현중, 윤시윤, 박유천, 박민영, 유아인, 김준수, 보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시청률 40%를 넘은 드라마의 주역으로, 가요 순위 정상에 오른 톱가수로, 매진 행렬을 기록한 뮤지컬 주연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86년생 연예인들이 활약할 수밖에 없던 숨은 전략을 네 가지로 살펴봤다. 탁월한 작품 선택 등의 이유도 있지만 역술가들은 이들이 올해 ‘타고난 운’도 상당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86년생과 더불어 올해 연예계를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스타들의 면면도 소개한다.이제는 그들이 대세다.
86년생이 올해 연예계를 주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C-G-C-L’ 전략이다.
적절한 선택(choice)과 이를 발판으로 이룬 성장(growth)은 스타덤에 오른 원동력이다. 또한 올해 사회적인 큰 이슈였던 소셜네트워크를 적절히 이용한 친근한 소통(communication)으로 대중친화적인 스타로 부상한 것도 86년생들의 전략. 물론 남들에게 없는 운(luck)도 빼놓을 수 없다.
C (Choice=선택)
윤시윤, 국민드라마 ‘…김탁구’ 최고 선택
박유천·박민영도 ‘…스캔들’ 연기력 인정
● 최고의 선택(Choice)…맞춤형 옷으로 통했다
86년생들이 올해 선택한 작품은 그들이 지금까지 했던 연예 활동에서 ‘최고의 선택’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윤시윤은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KBS 2TV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연기력과 스타성을 검증받았다. 지난해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이후 여러 작품들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하고 신중하게 ‘때’를 기다린 것이 보상받은 결과다. 윤시윤은 드라마가 끝난 후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빨리 작품을 선택하지 못해 불안한 때도 있었다”고 말했지만 결국 자신에게 딱 맞는 역할로 ‘86년생 붐’에 불을 지폈다.
86년생 스타들의 최절정은 11월2일 막을 내린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이다. 박유천, 유아인, 박민영 등 공교롭게도 주인공 3명이 모두 86년생 동갑내기였다. 이들은 안정된 연기력을 발판으로 드라마 인기를 높이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박민영은 2008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 이후 특집극인 ‘전설의 고향’이나 SBS 사극 ‘자명고’ 등에 출연했지만 연기자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차기 드라마를 이끌 여주인공의 탄생을 알렸다.
G (Growth=성장)
보아 음반 연속히트…여성솔로 폭풍성장
남성적 매력 물씬…유아인 성인연기 합격
● 폭풍 성장(Growth)…성숙미 물씬
6집 ‘허리케인 비너스’로 돌아온 가수 보아는 올해 연예계에서 가장 극적인 ‘성장’의 모습을 보여준 스타다. 그 역시 86년생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늘 소녀 가수로만 기억되던 그는 이번 음반을 통해 성숙한 여성미를 풍기며 완성도 높은 음악성을 드러냈다. 타이틀곡 ‘허리케인 비너스’는 물론 ‘데인저러스’까지 연속 히트시키며 가요계를 대표하는 여성 솔로가수로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보아 외에 다른 86년생 스타들도 올해 소년에서 남자로, 소녀에서 여자로 성숙한 한해를 보냈다. 아역 출신 유아인도 마찬가지다. 중학교 시절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했던 그는 성인 연기자의 도약을 꿈꾸며 영화 ‘서양 골동과자점 앤티크’와 KBS 2TV 드라마 ‘최강칠우’ 등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성균관 스캔들’은 유아인의 성장을 보여준 첫 작품. 극 중 이름을 빗대 ‘걸오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여성 팬들의 마음을 흔든 그는 남성미 진한 연기자의 대열에 합류했다.
C (Communication=소통)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활용 팬들 곁으로
김재중 적극적…‘사생팬’들 향해 쓴소리도
● 소통(Communication)…SNS 이용해 친화적 스타로
올해 소셜네트워크가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데는 연예계 스타와 같은 사회 명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한 몫을 했다. 트위터, 페이스북에 가입하면 스타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소셜네트워크는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연예계에서 소셜네트워크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스타들 역시 86년생이다.
보아, 유아인, 박유천, 김재중 등은 수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기 트위터리안. 드라마 촬영장이나 무대 밖에서 지내는 자유로운 모습을 사진과 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 덕분에 팬들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다.
물론 86년생들은 늘 팬을 달래고 챙기는 ‘공식적인’ 대화만 주고받는 건 아니다. 때론 팬들을 향해 일침을 가한다. 김재중은 이달 초 트위터에서 스타들의 일상을 쫓아다니는 극성팬을 일컫는 ‘사생 팬’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 비뚤어진 팬덤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보아 역시 트위터에서도 톱스타로 통한다. 정상에 서 있는, 멀게 느껴지는 스타가 아니라 20대 초반의 호기심 많은 여자란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해 친근함을 더했다. 특히 같은 소속사에 몸담은 후배 연기자인 이연희의 8등신 몸매를 지칭하며 “부러워하면 지는거다”라는 유쾌한 글을 남겨 수많은 여성 팬의 공감을 얻었다.
L (Luck=행운)
“경인년은 86년생 호랑이띠와 찰떡궁합”
김현중 등 절친 3인방은 자기표현도 잘해
● 노력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운(Luck)도 따랐다
‘스타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86년생들이 일제히 스타덤에 오른 데는 타고난 운도 따랐다.
명리학자 최제현 씨는 “경인년인 올해 병인년 생인 86년생들이 두각을 나타낸 건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주명리학적으로 두 해가 만나 불의 기운을 높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최제현 씨는 “86년생이 타고난 ‘병인’은 불과 나무를 나타내는데 즉 나무가 활활 타오르는 형상”이라며 “이들은 자기의 것을 잘 표현하고 표현력이 뛰어나다. 나무처럼 순수한 열정을 갖췄고 불처럼 표현하는 데 뜨거운 기질이 있다”고 86년생들이 특징을 설명했다.
최제현 씨는 86년생들을 “지독한 사랑에 빠진 연인 같은 사이”라고 표현했다. 어느 연령대보다 원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뜨겁고 자기표현이 강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들은 서로를 냉정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때론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공식적인 말만 되풀이하는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다. ‘절친 3인방’으로 통하는 김현중, 박유천, 김재중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최근까지 라이벌 아이돌 그룹인 SS501과 동방신기의 멤버였지만 이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막역한 친구로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
김현중은 최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우리처럼 서로를 냉정하게 비판하고 때론 따뜻하게 응원해주는 친구는 없다”고 우정이 만드는 시너지를 전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