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야구문화 꽃 피우는 프런트가 되길

입력 2010-1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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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삼성을 이끌어왔던 김응룡, 김재하 체제의 퇴진, LG 이영환 단장의 교체 등 2010년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화두는 선수가 아니라 구단 수뇌부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야구팬들이야 선수의 이동이나 영입 등에 관심이 가겠지만, 프로야구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구단 프런트의 교체도 프로야구 발전과 상관관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야구단 전체의 비전과 방향타는 구단이 쥐고 있다. 제대로 된 프런트만이 팀을 명문으로 이끌 수 있다.

과거의 프런트는 역할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관계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간섭했다. 그 결과가 처참했기에 이제 어느 정도 서로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해하는 수준이다. 프런트가 팀의 성적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긴 하나 본질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프런트는 팀의 성적 못지않게 관중동원이나 수입창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그에 따른 평가를 받아야 한다.

프로야구 현대의 전성기와 프로야구의 인기 침체가 동시대에 일어난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07년 SK의 스포테인먼트는 프로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물론 성적이 뒷받침되었기에 추동력을 배가시킨 측면도 있지만, SK는 분명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프로야구 구단 수뇌부는 팀의 운영과 관련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장이나 단장이 교체되었지만 기억에 남는 프런트가 없는 이유는 프런트가 성적에만 집착했지, 야구문화를 바꿀 생각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김재하 전 단장은 프런트와 선수단의 관계설정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고, 신영철 SK사장은 ‘구단의 존재이유가 팬들과의 소통과 지역밀착’임을 인식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다른 구단들도 프로야구의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 걱정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대부분 구단의 실무진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소유한 우수한 인적자원도 많다.

단지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구단의 수뇌부이다.

프로야구단 사장이나 단장이 절대해서는 안 되는 말이 ‘선수들의 팀플레이가 부족하다’든가, ‘근성이 없다’는 식의 언급이다.

이런 말은 감독도 함부로 하기 힘들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야구에 바친 ‘야구기계들’이다. 그들에게 야구정신이나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이다.

대신 어떻게 하면 팬서비스를 제대로 할지, 지역사회에 밀착할 것인지, 다양한 수입원확보에 대한 어떤 방안을 제시할지를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구단수뇌부의 최종역할이자 의무이다. 게임에서 멀리 떨어진 구단프런트가 성공한다는 법칙을 한번쯤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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