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진행은?
▲생년월일=1985년 8월 17일 ▲학교=동원초∼청량중∼덕수정보고 ▲키·몸무게=188cm/100kg(우투우타) ▲프로 데뷔=2004년 한화 2차 2번 지명(전체 10번) ▲2010년 연봉=3000만원 ▲2010년 성적=129경기 464타수 121안타(타율 0.261) 32홈런 92타점 66득점. 스포츠동아DB.
그러니 2010년은 두 친구에게 무척 특별한 해다. 최진행은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을 돌파했고, 이용규는 마음 편히 친구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둘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못 다 했던 얘기를 유쾌하게 주고받았다. 한편 최진행은 다음 릴레이 인터뷰 대상자로 전임 한화 4번 타자이자 자신의 롤모델이라는 김태균(28·지바롯데)을 지명했다.
○이용규가 최진행에게
채치수 안녕? (최진행의 고교 시절 별명이 만화 ‘슬램덩크’의 캐릭터인 채치수였다고 웃으며) 올해 너를 보면서 너무 기뻤어. 그동안 고생 많았지? 주전으로 자리 잡고 홈런을 펑펑 치는 모습을 보며 어머님 생각도 많이 났어.
진행아, 고등학교 때는 나보다 네가 훨씬 야구 잘했잖아. 사실 네가 경찰청 있을 때 전화 통화 하면 내가 말도 많이 안하고, 서둘러 끊기도 하고 했었잖아, 음···. 진행이가 어려운 상황 이겨내고 있을 때라서 이것저것 내 말 하면 괜히 자랑하는 것 같기도 해서 그랬었어.
서운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행아! 내년에는 더 잘해서 홈런왕도 하고! 우리 고등학교 동기 중에 프로에 너와 나 단 두 명뿐이잖아. 서로 더 열심히 해서 함께 태극 마크 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가자!
○최진행이 이용규에게
(고교 시절 별명을 부르자마자 폭소를 터뜨리며) 너 미쳤구나! 그리고 내가 너보다 야구를 더 잘 했다니 무슨 소리야? 솔직히 고등학교 시절 넌 신입생 때부터 전국 대회에 주전으로 나갈 정도로 정말 잘 했는데.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그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ㅋㅋㅋ.
다 옛날 얘기지만, 네가 LG에 있을 때는 야구가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많이 힘들어 보였어. 하지만 KIA로 간 후 스타가 되고 국가 대표로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자랑스럽고 기분이 좋더라.
솔직히 용규가 잘 되는 걸 보면서 나도 동기 부여가 많이 됐어. 더 열심히 해서 나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나 할까. 연락 못 했다고 미안해 할 건 없다, 친구야! 지나간 일은 다 잊고, 앞으로 남은 많은 날 동안 더 잘 지내보자!
-오랜 시간 힘들었잖아. 듣기로는 경찰청에서도 썩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렇게 홈런을 많이 칠 수 있었어? 가장 큰 변화가 어떤 부분이었는지 궁금해.
“일단 한대화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시면서 많은 기회를 얻게 됐어. 시즌 초에는 많이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기회를 주셨거든.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고 안정이 되어서 시즌을 잘 치른 것 같다. 또 타격폼에도 변화를 줬어. 프로 와서 6년간 계속 똑같은 폼으로 쳤는데 생각대로 잘 안 됐으니까 좀 바꿔 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냥 간단하게만 수정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
-타격폼은 진행이 스스로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지 아니면 장종훈 코치님 가르침을 더 많이 참고했는지 궁금해. 그리고 타석에 노림수를 갖고 들어가는 거니?
“음, 장종훈 코치님은 타격폼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시는 편이 아니야. 내 스스로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많이 해 보고, 그 과정에서 항상 장 코치님과 의논을 많이 했어. 그 때마다 일단 해 보라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지. 타석에서는 원래 노림수를 많이 갖고 치는 편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매 타석 그러지는 않았어. 그냥 특별한 상황마다 한 번씩만 노림수를 생각하고 들어갔지. 어떤 공이 올 것 같다는 ‘느낌’이 있을 때 말이야.”
-고등학교 때는 어깨가 정말 강했잖아. 올해 보니까 어깨가 조금 약해진 것 같던데, 어떻게 된 거야?
“나 원래 어깨 좋은 편은 아니었잖아. ㅋㅋㅋ. 핑계를 대자면, 경찰청 시절에 팔꿈치 수술을 한 번 했는데 그 이후로 예전보다는 송구가 더 약해진 것 같아. 그래서 보강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
Q1 내년이면 20대 후반인데 여자친구는 있어?
A1 4년 사귄 여친 있지…결혼은 자리잡은 후에
-왜 허구한 날 통닭 사달라고 그러는 거야? ‘여보세요’ 그러면 어떻게 첫 마디가 ‘통닭 사줘’냐? 우리나라에서 통닭 좋아하는 걸로는 진행이가 1등인 것 같아. 요즘도 매일 통닭 먹냐?
“미쳤네, 미쳤어. 별 얘기를 다 하네! 뭐 솔직히 얘기하면, 통닭이야 여기서도 먹고 저기서도 먹는 건데, 설마 내가 진짜 통닭 먹고 싶어서 그랬겠냐. 그냥 네 얼굴 한 번 보고 싶어서 한 얘기지. 숙소에서 전화로 주문하면 방 앞까지 배달해 주는 게 통닭인데 말이야.”
-올해 좌익수로 많이 뛰었잖아. 다들 우익수가 더 어렵다고 하던데, 내 경우에는 좌익수가 더 부담되고 우익수가 편하더라. 우익수 쪽으로 뛰어 볼 생각은 없니?
“내가 수비를 썩 잘 하지는 않지만, 둘 중 어떤 게 더 쉽거나 어렵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일단 우리 팀에서는 내가 좌익수로 정해졌으니까 좌익수로 나서지만, 팀 사정이 변한다면 우익수로 나가 볼 생각도 있지. 그런데 용규야, 왜 중견수는 안 물어 보냐? 네가 보기에 난 무리냐? ㅋㅋㅋ.”
Q2 나한테 전화만 하면 첫 마디가 ‘통닭 사줘’냐…통닭이 그렇게 좋아?
A2 “스테이크 보다 치킨 네 결혼식때도 알지?”
-내년이면 우리도 벌써 20대 후반이야. 여자친구는 있어? 결혼해야지!
“4년 넘게 만난 여자친구가 있어. 하지만 알다시피 내가 프로에 와서 적응하고 풀시즌을 치른 게 올해가 처음이잖아. 결혼은 좀 더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난 후에 할 생각이야. 그러는 너는 여자친구 있어? 다음에 자세히 얘기 좀 해보자. 왠지 너는 결혼을 빨리 할 것 같다. 결혼식장에는 스테이크 대신 치킨 준비해 놔라. ㅋㅋㅋ.”
Q3 프로 입단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꼽으면?
A3 9월 넥센전 30호 끝내기 홈런은 정말 짜릿!
-프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뭐야? 그리고 나랑 함께 뛰었던 고교 때 경기는 어떤 게임이 제일 기억나니?
“프로 와서 처음 쳐본 30번째 홈런이 바로 끝내기 홈런(9월15일 대전 넥센전)이었어. 30이라는 숫자도 의미 있었던 데다, 끝내기 홈런이라는 것도 처음 쳐봤거든. 자신감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계기였고, 그만큼 기쁨이 두 배였어. 고교 시절 중에는 아무래도 1학년 때 전국 대회 우승하던 경기겠지. 용규 너도 그 때 나가서 잘 했지? 나는 비록 뛰지 않았지만 그 때가 기억에 많이 남아.”
-진행이가 붙임성 많은 성격은 아닌데, 한화에 동기생이 거의 없잖아. 야구가 잘 안되고 했을 때는 스트레스를 무엇으로 푸니?
“생각보다 적지는 않아. 동갑내기들이 10명 정도 있었거든. 다들 친구니까 잘 지냈어. 특별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민 있을 때는 가볍게 맥주 한 잔도 했고 말이야. 그럴 때 외에는 대부분 집에 있었어. 너도 외출하기 귀찮아 하는 내 스타일 알잖아. 그냥 집에서 잠을 많이 자서 풀어버리곤 해.”
정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릴레이 인터뷰’는 매주 월요일자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