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권. 스포츠동아DB
김성근 감독이 SK에 부임한 4년간, 팀 최다 홈런 숫자다. 2007∼2008년은 박재홍이 기록했고, 2009년 박정권(사진)이 올라섰다가 2010년에는 최정으로 바뀌었다. 그 최정조차 2010년에는 홈런 톱 10안에 진입하지 못했다.
SK가 홈런 톱10을 배출하지 못한 것은 창단 초창기인 2000년∼2001년 이후 처음이다. 전원이 승리를 향해 뛰는‘토털 베이스볼’로 야구계를 평정한 SK에 홈런은 일종의‘기회비용’이었다. 그러나 중심타자인 박정권은 못내 책임감을 통감한 모양이다. 2011년 새 시즌 목표로 “보다 위압감 있는 타자”를 선언한 것만 봐도 그렇다.
연봉 2억에 진입한 직후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연말까지 문학구장을 찾아 ‘자율훈련’에 임한 박정권은 “새 시즌에는 장타력을 강화하겠다. 포스트시즌 타격감을 정규시즌부터 유지해서 안타보다는 홈런, 타점에 치중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30홈런, 혹은 그 이상까지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역대 SK의 홈런 기록은 2002년 페르난데스가 세운 45홈런이다. 이호준은 2003∼2004 2년 연속 30홈런을 넘겼고, 박경완은 2004년 홈런왕을 차지했었다. 작년 18홈런을 쳤던 박정권이 30홈런을 넘기면 2004년 박경완·이호준 이후 최초가 된다.
물론 SK 야구의 틀을 아는 만큼 박정권은 “무조건 장타만 노리고 휘두르는 타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팀배팅을 기본으로 삼되 그 안에서 장타력을 길러 타선 전체에 공포감을 더 느끼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다. 박정권의 영리하지만 쉽지 않은 모험이 시작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