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해외파 3인방…부모를 위해, 부활을 위해 쏜다

입력 2011-03-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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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해외파 3인방,그들이 뛰는 이유
프랑스 낭트 이용재 홀어머니에게 효도를
아르헨 벨레스 김귀현 투병 부친에 기쁨을
네덜란드 아약스 방출 석현준 새도약 찬스
유럽과 남미에서 활약하는 해외파가 모두 합류하면서 올림픽대표팀이 골격을 갖췄다.

2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릴 중국 평가전을 앞두고 석현준(20·아약스) 이용재(20·낭트) 김귀현(21·벨레스 사르스필드) 등이 22일 밤과 23일 오후에 차례로 울산 캠프에 합류했다.

남다른 사연을 지닌 3인방이다.

낭트(프랑스 2부 리그)의 이용재는 중학교에 입학하며 축구화를 신은 케이스. 초등학교 시절, 천안초 합숙소 화재 사건으로 천안중이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이용재는 테스트를 받고 뒤늦게 축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지만 천성이 밝고, 웃음이 많다. 포철공고 시절, 대한축구협회 유학 프로젝트로 2006∼2007시즌 잉글랜드 왓포드에서 연수를 거쳐 낭트에 입단한 이용재는 올 시즌 2골을 터뜨리며 팀 내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16세였던 2007년 박경훈(현 제주) 감독이 이끌던 U-17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이용재는 그러나 홍 감독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09년 U-20월드컵 직전, 홍명보호에 한 차례 합류한 게 전부.

이용재는 “귀국길에 오르며 비장한 마음이었는데, 울산에 도착하니 너무 떨린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남 신안군 임자도 출신 김귀현 역시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생전 처음 달아본 태극마크. 팀 동료들은 김귀현이 A대표팀에 뽑힌 줄 알고 많은 축하를 보냈단다.

“김태영 코치님이 대표팀에 뽑혔으니 몸 관리를 잘하라고 전화해 주셨을 때, 너무 행복해 밤잠을 설쳤다.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

하지만 환한 미소 뒤에는 아픔도 있다. 아버지 김직(69) 씨가 만성 폐질환으로 시한부 투병 중이다. 그래도 김귀현은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축구로 효도할 수 있어 행복하다. 협회는 청각장애를 지닌 김귀현의 부모가 이웃들과 관전할 수 있도록 울산으로 초청했다.

석현준은 최근 상황이 좋지 않다. 아약스에서 이미 방출 통보를 받았고, 현재 2군 신분이라 당장 앞날을 걱정 할 처지. 그래도 긍정적이다. “좋은 축구를 익히도록 해준 아약스에 감사한다”고 했다.

소집 이틀 차부터 오전오후 2차례 담금질을 하다 오른 발목을 약간 다친 석현준은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지금 시련이 결코 힘들지 않다”며 동료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응시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트위터@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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