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번 암말, 1억원 낙찰!”

입력 2011-03-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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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에서 말산업 육성법이 통과되면서 말 사육농가에 대한 지원이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사진은 KRA 제주목장에서 진행된 경주마 경매 모습.

국내 경주마 경매시장 급성장

평균 낙찰가 4136만원, 낙찰률 55%
교배료만 챙겨도 짭짤한 씨수말 인기
“경매번호 51번 경주마는 1억원에 낙찰되었습니다.”

경매사의 낙찰 확인 안내가 나오자 순간 제주목장 경매장이 술렁거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억대 몸값의 경주마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작년 3월에는 1억 1600만원의 최고 낙찰가가 나왔다.

이번에 역대 4위의 몸값으로 낙찰된 경주마는 부마(父馬) ‘메니피’와 모마(母馬) ‘스트레이트캐시’ 사이에서 태어난 2세짜리 암말. 뛰어난 혈통과 다부진 체격으로 경매 전부터 구매자들 사이에서 최고가의 주인공으로 지목됐다.

22일 KRA 제주목장에서 열린 경주마 경매에는 총 111두의 예비 경주마가 상장되어 61두가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는 4136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낙찰률이 55%로, 최근 3년 평균 낙찰률인 38%에 비해 대폭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평균 낙찰가 역시 25%나 올랐다. 한국마사회에서 수십억원의 고가에 도입한 우수 씨수말의 자마가 대거 시장에 나온 덕이다.

사실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매우 높다. 이미 완전경쟁 체제로 운영되는 해외 선진국에서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는 경주능력이 검증되지 않아도 100만 달러 넘게 팔리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는 한국마사회 주도로 무료 교배 등을 통해 씨수말 산업이 육성됐지만, 이제는 민간 목장에서 자체적으로 씨수말을 해외에서 도입해 교배료만으로도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2010년 리딩 사이어(Leading Sire·최고 종마)에 등극한 민간 씨수말 ‘크릭캣’은 1회당 약 500만원 안팎의 교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마를 키우는 생산 농가의 수익도 만만치 않다. 2008년 기준으로 한우 비육우의 평균 거래가격이 534만원이었던 데 비해 국산 경주마의 평균가격은 3330만원이었다. 비용 측면에서도 경주마는 분뇨처리, 사료수급에서 여타 가축에 비해 효율적이다. 실제로 말 사육의 경우 2000년 520개 농가에서 2008년 1528개 농가로 급성장했다.

최근 국회에서 말산업 육성법이 통과되면서 말 사육농가에 대한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말산업 특구 지정 등을 통해 행정·재정적 지원이 이뤄지고, 말의 수요도 늘어나 안정적인 유통·판매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및 중앙아시아의 경마 시장이 성장하면 해외수출까지 가능해 말 사육농가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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