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사진)이 버티는 두산의 불펜은 최강이다. 하지만 선발진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찍혀있다. 특히 2군에 머물고 있는 용병투수 
라미레즈의 부진이 아쉽다. 두산으로선 새 용병을 데리고 올지, 용병을 육성해 쓸 것인지도 빨리 결정해야 할 문제다. 스포츠동아DB.

정재훈(사진)이 버티는 두산의 불펜은 최강이다. 하지만 선발진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찍혀있다. 특히 2군에 머물고 있는 용병투수 라미레즈의 부진이 아쉽다. 두산으로선 새 용병을 데리고 올지, 용병을 육성해 쓸 것인지도 빨리 결정해야 할 문제다. 스포츠동아DB.


‘정재훈-고창성-이용찬’ 계투조 최강
김감독 “실력 위주 기용 우승 정조준”
○목표

2011시즌 두산의 목표는 단 하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매년 우승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터라 올시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각오가 남다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팀내 금지어 또한‘우승’이다. 김경문 감독의 출사표처럼 “이제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두산 야수진은 팀 역대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현수 이종욱 김동주 손시헌 등 주축멤버 외에 정수빈 윤석민 등 백업멤버들이 성장하며 짜임새가 탄탄해졌다. 마운드도 안정됐다. 특히 8개구단 중 가장 강한 ‘허리’로 분류되는 필승계투조(정재훈∼고창성∼이용찬)에 임태훈이 복귀하면서 무게감이 실렸다. 여기에 조승수 장민익과 같은 신예들이 그 뒤를 받친다.

가장 큰 과제로 꼽히는 선발진도 더스틴 니퍼트와 이혜천을 영입하며 보강했다. 여전히 확실한 원투펀치가 없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겨우내 홍상삼 이현승 김성배 등 선발투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며 퍼즐을 맞춰나갔다.

올시즌 김 감독의 선수운용안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실력위주의 기용과 보직파괴다. 개인성적보다 팀이 이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주전, 백업, 선발 등에 상관없이 상황별 맞춤기용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선수단도 엔트리 26명 모두 경기에 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허리는 최강. 선발진은 아직 물음표


두산 선발진은 니퍼트∼김선우∼이혜천∼이현승∼김성배로 이어지는 5선발 체제다. 눈에 띄는 것은 이현승과 김성배의 약진이다. 이현승은 지난해 넥센에서 많은 기대를 받으며 트레이드됐지만 어깨통증으로 3승6패·방어율 4.75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올해 군 입대도 미루고 절치부심해 선발진의 한 축을 꿰찼다. 사이드암 김성배도 프로 입단 9년차에 중책을 맡았다. 그를 움직이는 힘은 ‘절실함’이다. “공은 베테랑답게, 마음은 신인처럼” 김성배는 던지는 볼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는다.

니퍼트와 이혜천도 마운드에 희망을 안겼다. 1선발로 낙점된 니퍼트는 203m 장신에서 내리꽂는 직구가 위력적이고 커브, 하드 싱커 등을 구사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배우는 자세가 돼있는, 흔치않은 용병이다. 2년간 일본야구를 체험한 이혜천도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 구멍이 생겼다. 또 다른 용병 라몬 라미레즈가 난조를 보이며 2군행 버스를 탔다. 니퍼트와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터라 두산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강타선

지난해 두산 팀타율은 2위(0.281)다.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토종타자 5명이 20홈런을 쏘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도 두산의 화력은 막강하다. 클린업트리오는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이다. 마무리훈련 때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준비한 김동주가 4번 타자로 복귀했다. 여기에 지난해 24홈런을 때려낸 이성열과 홈런 치는 안방마님 양의지, 필요할 때 적시타를 때려주는 손시헌도 하위타선에 진을 쳤다. 테이블세터는 이종욱과 오재원, 고영민이 후보다. 특히 지난 2년간 부진을 거듭했던 고영민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어 이종욱과 함께 ‘국가대표 테이블세터’가 다시 한 번 뭉칠 가능성이 높다.


○체크포인트…새용병 영입여부와 이재우 복귀시점

포스트시즌에는 투수력이 중요하다. 두산이 이미 무너진 라미레즈를 퇴출시키고 새 용병을 데리고 올 건지, 아니면 또 다시 용병육성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인지에 따라 팀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

이재우는 2009년까지 고창성∼임태훈∼이용찬과 함께 ‘KILL’라인을 구축하며 최강의 필승조로 군림했다. 지난해에는 선발로 전환해 가능성을 보였지만 팔꿈치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토미존서저리를 받고 재활하고 있다. 이재우의 예상복귀시점은 8월. 코칭스태프는 전력 외로 생각하고 있지만 만약 이재우가 돌아오면 마운드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인다. 두산의 우승탈환도 더 유리해진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g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