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허재 감독 “동희야 한판 붙자”

입력 2011-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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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하승진(앞)이 전자랜드 서장훈의 수비를 피해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 전주|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하승진 더블더블…10점차로 전랜 꺾어
세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동부와 맞장
‘절친 동생’인 강동희 동부 감독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 “한번 제대로 붙어 보고 싶다”던 허재 KCC 감독의 바람이 결국 이뤄졌다.

KCC가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105- 95로 승리, 1패 뒤 파죽의 3연승을 거둬 챔프전에 선착해있던 동부의 파트너로 확정됐다.

경기 전 “(강)병현이가 위기에서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허 감독의 기대는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강병현(19점·2도움)은 6-11 로 뒤지던 1쿼터 4분께와 23-30으로 리드당한 2쿼터 2분께 값진 추격 3점포를 터뜨리더니 3분 후쯤에는 35-37, 턱밑까지 상대를 압박하는 3점포를 또다시 적중시키는 등 고비마다 팀을 구했다. 전자랜드가 4쿼터 종료 3분21초를 남기고 91-83까지 쫓아왔을 때 쐐기 3점포를 꽂은 이도 강병현이었다.

1쿼터 한때 9점차까지 뒤졌던 KCC는 45-43으로 역전해 맞은 3쿼터 이후 단 한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는 막강한 뒷심을 보였다. 전자랜드가 ‘킬러 콘텐츠’ 문태종을 앞세워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4쿼터에 들어서도 18점차까지 앞서는 등 코트를 완전히 지배했다. 하승진은 21점-12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으로 또 한번 ‘골리앗’의 힘을 마음껏 과시했다.


전자랜드는 문태종(22점)이 상대의 ‘디나이 디펜스(최대한 볼을 잡지 못하게 패스를 차단하는 수비)’에 밀려 전반에 단 6점에 그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컸다. 하루 전 후배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던 서장훈이 16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유도훈 감독은 “똑같은 과정으로 3연패했다는 건 내 잘못이 크다”면서 “젊은 선수들이 보다 더 근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동부(4위)에 이어 KCC(3위)가 챔프전에 진출함에 따라 2008∼2009시즌에 이어 KBL 역사상 2번째로 정규시즌 1위(KT)와 2위(전자랜드)가 모두 챔프전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허재-강동희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두 사람은 사석에서 만나면 호형호제하는 ‘절친’. 중앙대와 기아자동차에서 15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은 둘은 늘 맞대결 전날에는 저녁을 함께 먹을 정도로 가깝다.

2008∼200 9시즌 우승 등 3시즌 연속 챔프전에 오른 허 감독은 “사석에서는 형, 동생이지만 코트에서는 선의의 경쟁자”라며 “멋진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고 했다. 허 감독을 꼬박꼬박 ‘형’으로 부르는 1년 후배 강 감독도 이미 “챔프전에서 허재 형과 함께 멋진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전주|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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