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하승진(앞)이 전자랜드 서장훈의 수비를 피해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 전주|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하승진 더블더블…10점차로 전랜 꺾어
세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동부와 맞장
‘절친 동생’인 강동희 동부 감독과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 “한번 제대로 붙어 보고 싶다”던 허재 KCC 감독의 바람이 결국 이뤄졌다.세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동부와 맞장
KCC가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105- 95로 승리, 1패 뒤 파죽의 3연승을 거둬 챔프전에 선착해있던 동부의 파트너로 확정됐다.
경기 전 “(강)병현이가 위기에서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허 감독의 기대는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강병현(19점·2도움)은 6-11 로 뒤지던 1쿼터 4분께와 23-30으로 리드당한 2쿼터 2분께 값진 추격 3점포를 터뜨리더니 3분 후쯤에는 35-37, 턱밑까지 상대를 압박하는 3점포를 또다시 적중시키는 등 고비마다 팀을 구했다. 전자랜드가 4쿼터 종료 3분21초를 남기고 91-83까지 쫓아왔을 때 쐐기 3점포를 꽂은 이도 강병현이었다.
1쿼터 한때 9점차까지 뒤졌던 KCC는 45-43으로 역전해 맞은 3쿼터 이후 단 한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는 막강한 뒷심을 보였다. 전자랜드가 ‘킬러 콘텐츠’ 문태종을 앞세워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4쿼터에 들어서도 18점차까지 앞서는 등 코트를 완전히 지배했다. 하승진은 21점-12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으로 또 한번 ‘골리앗’의 힘을 마음껏 과시했다.
전자랜드는 문태종(22점)이 상대의 ‘디나이 디펜스(최대한 볼을 잡지 못하게 패스를 차단하는 수비)’에 밀려 전반에 단 6점에 그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컸다. 하루 전 후배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던 서장훈이 16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유도훈 감독은 “똑같은 과정으로 3연패했다는 건 내 잘못이 크다”면서 “젊은 선수들이 보다 더 근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동부(4위)에 이어 KCC(3위)가 챔프전에 진출함에 따라 2008∼2009시즌에 이어 KBL 역사상 2번째로 정규시즌 1위(KT)와 2위(전자랜드)가 모두 챔프전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허재-강동희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두 사람은 사석에서 만나면 호형호제하는 ‘절친’. 중앙대와 기아자동차에서 15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은 둘은 늘 맞대결 전날에는 저녁을 함께 먹을 정도로 가깝다.
2008∼200 9시즌 우승 등 3시즌 연속 챔프전에 오른 허 감독은 “사석에서는 형, 동생이지만 코트에서는 선의의 경쟁자”라며 “멋진 승부를 펼쳐보고 싶다”고 했다. 허 감독을 꼬박꼬박 ‘형’으로 부르는 1년 후배 강 감독도 이미 “챔프전에서 허재 형과 함께 멋진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전주|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