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투혼 KCC 동부 허 찔렀다

입력 2011-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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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원주에서 열린 2010∼2011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KCC 하승진이 동부에 73-67로 승리하자 포효하며 기뻐하고 있다. KCC와 동부는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기록해 잠실에서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 원주 | 박화용 기자(트위터 @seven7solo) inphoto@donga.com

추승균 공백 강병현·신명호가 만점 커버
하승진 22점·12R…KCC 2승 승부 원점
전주 KCC가 4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승2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KCC는 22일 원주치악실내체육관에서 열린‘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동부를 73-67로 누르고 3차전의 패배를 설욕했다.

4차전은 KCC가 여러 모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1승2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섰고 추승균과 강은식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허재 감독은 경기전 “풀타임을 뛸 수 없는 하승진 대신 뛰어줬던 강은식도 그렇고 공격과 수비 면에서 많은 역할을 해준 노련한 선수(추승균)가 없다는 게 우리 팀으로는 큰 손해”라고 탄식했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법이다. 허 감독은 “식스맨이 없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득점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비가 좋은 신명호를 쓸 생각이다. 임재현 강병현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허 감독의 ‘잇몸전술’은 딱 맞아 떨어졌다. KCC는 경기 초반 신명호와 강병현의 득점에 힘입어 10-0으로 앞서가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 뿐만 아니다. 강병현은 전반 윤호영을 무득점으로 막는 효과적인 수비를 펼쳤다. 윤호영을 막지 못해 3차전을 내준 것을 감안하면 그의 활약이 승부에 결정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쿼터에만 7득점하며 펄펄 난 김주성 때문에 4점차로 좁혀진 4쿼터에는 신명호와 강병현의 존재감이 더 두드러졌다. 쿼터 시작과 동시에 황진원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1점차까지 따라붙은 위기에서 도슨과 하승진이 연속 골을 성공시키며 7점까지 벌렸고, 신명호가 3점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곧바로 김주성이 외곽슛을 넣으며 따라붙었지만 이번에는 강병현이 달아나는 3점슛을 다시 꽂아 넣으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이후에도 동부의 거센 공격이 계속 됐지만 KCC는 리드를 뺏기지 않고 결국 끝까지 승리를 지켜냈다. 하승진은 22득점·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고, 강병현도 13득점·3리바운드·2어시스트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신명호 역시 9득점·3리바운드·2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이날 KCC 벤치엔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바로 추승균이었다. 허벅지 인대파열로 8주 진단을 받아 시즌 아웃됐음에도 그는 팀과 함께 움직였다. 선수들보다 더 많이 소리 지르고 마음으로나마 더 많이 뛰는 모습이었다. 허 감독도 “주장이자 맏형으로서 벤치에 앉아있어야 선수들이 안정감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 덕분일까. KCC는 객관적인 열세를 딛고 승리를 일궈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양팀은 22일 서울 잠실로 무대를 옮겨 챔피언 가리기에 나선다.

원주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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