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SSD를 아는가 - 인텔 SSD 320 시리즈 PVR G3

입력 2011-06-02 10: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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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동차의 전반적인 성능에 엔진이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엔진 튜닝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한다. 물론 이들은 엔진 이외에도 자동차 내장/외장 부품에도 각별한 신경을 쓴다. 훌륭한 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변 부품도 그에 맞춰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자동차뿐 아니라 수십, 수백여 가지 부품으로 구성되는 가전/전자 기기라면 대부분 그러하다.

현대의 일상을 대변하는 전자기기인 컴퓨터는 어떤가. 모두들 하나 같이 ‘성능’을 말하며 CPU와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을 핵심 부품으로 공인한다. 당연히 이는 의심할 여지 없다. 하지만 여기에 이제 하드디스크(HDD)도 꼭 포함시켜야 한다. 하드디스크라면 흔히들 저장 용량 만을 고려할 뿐 컴퓨터 성능과 직결된다 생각지 않는다.


자동차의 경우 엔진과 주요 내외장 부품은 고사양/고급 제품이라 해도 휠(바퀴) 크기가 작으면 전반적으로 제 성능을 내기 어렵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CPU와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의 하드웨어가 최상위 제품이라 해도 소프트웨어가 실행되는 밑바탕인 하드디스크 사양이 낮으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물론 그래도 만족스러울 수준은 되겠지만). 그래서 이제는 하드디스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CPU,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의 성능은 이미 상한선에 근접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특히 SSD에 주목하자. 하드디스크(HDD)가 ‘Hard Disk Drive’의 약자라면, SSD는 ‘Solid State Drive’의 약자다. 약자에서 보듯 SSD에는 디스크(disk)가 없다. 하드디스크는 내부에 있는 디스크가 고속으로 회전(분당 5,000~7,000회)하며 데이터를 쓰고 읽는다. 고속이라 해도 데이터 입출력 성능에 한계가 있고 그로 인한 소음과 발열도 적지 않다. 반면 SSD는 디스크가 아닌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므로 디스크에 비해 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 디스크 회전이 없으니 당연히 소음도 발열도 없다. 그래서 하드디스크에 비해 에러, 오류, 장애 발생 가능성도 대단히 낮다(HDD/SSD의 장단점 비교는 하단 표 참고).



용량이냐 성능이냐

자, 여기 두 개의 드라이브가 있다. 두 개 모두 노트북용 드라이브다. 하나는 무려 1TB(약 1,000GB)에 달하는 고용량을 자랑하는 일반 하드디스크(이하 HDD)이고, 하나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GB 용량의 SSD다. 용량은 SSD가 HDD에 비해 절반 이하지만 가격은 몇 곱절 이상 비싸다(2011년 5월 기준, 노트북용 1TB HDD는 약 15만원선, 300GB SSD는 약 65만원 선). 가격대 성능비로 따지자면 두말 할 나위 없이 1TB HDD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SSD가 용량도 훨씬 작으면서 가격은 저렇게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한번쯤은 생각해 봄 직 하다.


그 이유를 인텔 SSD 320 시리즈 PVR G3(이하 PVR G3) 모델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PVR G3은 인텔에서 생산, 출시한 SSD의 3번째 신제품(3세대)이다. 인텔은 세계적인 컴퓨터용 프로세서 개발/생산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시작은 원래 반도체 메모리 분야였다. 인텔 고유의 메모리 기술이 집적된 3세대 SSD는 2년 전 출시된 1세대 제품에 비해 향상된 개발/제조 공정을 거쳐 안정적인 고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용량에 따라 40GB ~ 600GB까지 모델이 세분화되어 있다(참고로 600GB 모델은 2011년 5월 현재 100만원이 넘는다).


참고 / 테스트 노트북 사양
인텔 2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2720QM (2.2GHz)
DDR3 메모리 8GB
도시바 1TB SATA2 HDD (분당 회전 수 5,400)
인텔 SSD 320 시리즈 PVR G3 SATA2 (300GB)
ATi 모빌리티 라데온 HD 6570
MS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64비트 (각 드라이브에 설치)



SSD가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 1 – HDD 대비 폭발적인 입출력 성능

원형 디스크가 회전하며 데이터를 쓰고 읽는 HDD는 디스크 회전 수와 속도의 한계에 따라 입출력 성능도 제한된다. 반면에 SSD는 디스크가 아닌 메모리를 사용하므로 입출력 성능이 상대적으로 대단히 높다. 굳이 디스크 입출력 성능측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윈도우 운영체제의 부팅, 종료 속도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최신 제품인 1TB HDD의 경우 전원 버튼 누른 후 윈도우 바탕화면까지 나타나는 시간이 평균 50초 내외를 기록했지만, PVR 3G SSD의 경우 몇 번을 부팅해도 15초를 넘기지 않았다. 종료도 마찬가지다. 윈도우 종료는 부팅보다는 빠른데, HDD의 경우 15~20초 수준을 보인데 반해 SSD는 약 5초 내외에 종료됐다. 부팅/종료 시간 20여 초 단축하는 게 큰 의미 있겠느냐 묻겠지만 일단 몸으로 체감하면 그저 우문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먼저 디스크 입출력 성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인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Crystal Disk Mark) 3.0.1(64비트)’로 1TB 일반 HDD와 PVR G3를 비교했다. 수치가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몰라도(초당 전송 데이터량, MB기준) 일반 HDD에 비해, 읽기 성능은 약 3배, 쓰기 성능은 약 2.5배 우수함은 알 수 있다. 특히 데이터(파일) 크기가 작을수록(512KB, 4KB) 성능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벌어진다.


이번에는 포토샵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 파일 100여 개를 동시에 여는 단순 테스트다. 사진 파일은 개당 4MB~6MB로 전체 용량은 약 540MB 정도다. 우선 포토샵(64비트 CS5 버전) 실행부터 차이가 난다. 일반 HDD의 경우 포토샵 실행 후 사용 대기까지 약 10초가 걸린 반면, PVR G3는 말 그대로 ‘눈 깜~빡 할 사이’에 완료됐다(실제로 약 3~4초 내외로 측정됐다). 똑 같은 노트북에서 드라이브만 바꿨을 뿐인데 이런 성능 차이가 난다면 이유는 단 하나, PVR G3 때문이다.

테스트는 해당 드라이브 별로 3회씩 수행하고 최종 100번 째 사진 파일까지 완전히 읽어 들이기까지 평균 시간을 기록했다.


일반 HDD의 경우 읽어 들이는 파일 개수가 많아질수록 시간이 더욱 지체되는데, PVR G3는 100개 파일을 모두 균일한 속도로 처리했다. HDD는 1분 57초, 1분 59초, 2분 1초를 각각 기록했다. 사실 이 정도만 되도 그리 답답할 정도는 아니다. 100개 파일을 120초에 열었으니 얼추 초당 1개 파일을 연 셈이니까.

그러나 PVR G3는 역시 발군의 읽기 성능을 보였다. 마치 D-SLR 카메라의 셔터가 작동하듯 파일 하나하나를 순차적으로 빠르게 읽어 들였다. 그 결과 1분 10초, 1분 12초, 1분 10초를 기록했다. HDD보다 거의 2배 정도 빠른 결과다. 단편적인 테스트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입출력 성능 차이는 결국 작업 속도와 능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컴퓨터 부품 중 그 어느 것이 이러한 극명한 성능 차이를 보일 수 있겠는가. 그 동안 사진 편집 전용 컴퓨터를 마련하면서 CPU와 메모리 등만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면 이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참고로 PVR G3는 각종 프로그램 설치/제거에도 시원시원하고 호쾌한 결과를 보여 준다. 간단한 유틸리티라면 순식간에 설치된다. 이외에도 인터넷 사용 시, 바이러스 백신 검사 시, 파일 복사 시, 게임 로딩 시 등 하여튼 데이터 입출력 작업이 일어 나는 모든 컴퓨터 작업에 걸쳐 만족할 성능을 보여준다.

끝으로 윈도우 7의 성능체험 지수 결과를 첨부한다. 일반 HDD의 경우 프로세서나 메모리, 그래픽 등에 밀려 최하 점수를 기록했지만, PVR G3는 메모리와 함께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오히려 2세대 코어 i7 프로세서보다 점수가 높으니 이전 HDD에 비해서는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SSD가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 2 – 무소음/저발열/저전력 드라이브

앞서 언급한 대로, PVR G3에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디스크가 없다. 그러니 그로 인한 소음이 아예 없다. 저소음이 아니라 무소음이다. 통상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면 ‘드르르륵’하는 HDD 작동 소리가 나는데, PVR G3는 귀를 갖다 대도 어떠한 소음도 들리지 않는다.

또한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부품이 없으니 열기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발열 처리는 컴퓨터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시스템의 안정성과 직결하기 때문이다. PVR G3는 특히 노트북에 제격인데, 발열이 거의 없으므로 복잡한 쿨러 등을 내장하지 않아도 되어 노트북을 보다 얇고 가볍게 제조할 수 있다. 넷북 등과 같은 소형 노트북에 장착하면 더할 나위 없다(물론 제품 하나 가격이 넷북 가격과 비슷하겠지만).

아울러 디스크를 회전시키지 않아도 되니 그만큼 전력 소비도 낮다. 이 역시 노트북에서는 배터리 사용 시간과 직결되니 PVR G3는 여러 모로 노트북에 최적화된 기기라 아니할 수 없다.

SSD가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 3 – 외부 충격에 강한 독보적 내구성

PVR G3가 또한 일반 HDD에 비해 확고한 장점이 바로 내구성이다. 일반 HDD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디스크 표면에 센서가 밀접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외부 충격만으로도 디스크 표면에 흠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데이터가 손상되거나 드라이브 자체가 고장 날 수도 있다. 하드야 고장 나면 교체하면 그만이지만, ‘뻑’난 데이터는 (백업을 하지 않은 한) 복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하드디스크 복구업체에 의뢰해 데이터를 (부분적으로) 살릴 수 있겠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다.


PVR G3는 정지 중은 물론이고 동작 중에도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한 SSD 제조사가 연출한 동영상을 보면, 건물 옥상에서 바닥으로 집어 던진 SSD를 노트북에 꽂아도 정상적으로 부팅되기도 했다. 그 정도로 SSD는 강한 내구성을 토대로 외부 충격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 이에 본 리뷰어도 큰 맘 먹고 PVR G3를 약 2m 높이에서 시멘트 바닥에 떨어뜨린 후 곧바로 노트북에 장착하여 상태를 확인했다. 경쾌한(?) 소리가 요란했지만 부팅 결과 아무런 이상 없이 잘 작동했다. 물론 저장된 데이터도 아무런 문제 없는 듯했다(윈도우 7의 로컬 디스크 속성/도구/오류 검사 실행). 일반 HDD를 이렇게 했다면 HDD는 물론 그 안에 저당된 데이터도 곧바로 영면하신다.



이러한 가격만 저렴해 진다면 기업체용 데이터베이스 서버 등 ‘데이터 보호’가 1순위인 환경에는 머지 않아 SSD가 자리 잡을 것이다.

제발 좀 떨어져라, 가격...

이러한 PVR G3의 단점은 딱 하나다. 용량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 만약 가격대가 현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만 한다면, 그래서 300GB SSD를 20~30만원 대에 구매할 수 있다면 20년 하드디스크 시장의 물줄기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슷한 가격으로 1TB, 2TB 이상의 고용량 HDD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고용량 보다는 컴퓨터의 전반적인 성능 향상이 필요하다면, 그리고 경제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있다면 PVR G3 등의 SSD를 사용해 보기를 추천한다. 위에서 구구절절 설명한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몸으로 체감하는 성능 향상이 가장 ‘임팩트’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PVR G3 등의 SSD는 일반 컴퓨터(IBM호환)뿐 아니라 애플 매킨토시(맥북 등)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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