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목동 삼성전을 앞둔 넥센의 덕아웃 앞. 넥센 김시진 감독은 포수 허준을 직접 지도하고 있었다. “방망이가 문제가 아니야. 수비를….” 김 감독이 경기 전 직접 선수에게 손을 대는 것은, 그것도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포지션의 선수를 상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무릎도 안 좋은 녀석이, 무릎 땅에 대지 말고….” 조언이 이어졌다. 가장 중요한 맥은 2루 송구에 대한 것이었다. 미리 도루에 대비하지 못하고, “중심이 뒤에 남아 있는 상태로 공을 던지다보니 송구가 계속 뜬다(높게 간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시즌 초반 4할 가까이를 유지하던 허준의 도루저지율은 최근 3할 아래로 떨어져 있다.
김 감독은 “빠른 주자가 나가면 중심을 앞에 두고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김 감독의 얘기를 경청하던 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낮은’ 송구를 강조한 원포인트레슨의 결과일까. 허준은 1-1로 맞선 3회초 삼성 배영섭의 2루 도루를 정확한 원바운드 송구로 저지하며 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목동 | 전영희 기자 (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