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이탈 무색케 한 ‘전남 상승세 세가지 비밀’

입력 2011-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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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르샤표 세리머니 팀워크↑

□2 굿게임땐 수당도 3배 당근↑

□3 2군 유망주들 중용 팀전력↑


최근 전남 드래곤즈를 보면 미스터리하다.

팀의 에이스였던 지동원의 해외 진출로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고, 승부조작 파문으로 주전급 3∼4명이 검찰 조사를 받아 뛸 수 없다. 부상자까지 발생해 1군 엔트리 25명 중 10명이 빠졌다. 그런데 성적은 가파른 상승세다. 6월 이후 리그 6경기에서 3승3무다. 순위는 3위까지 치솟았다.

미스터리에는 비밀이 있었다. ▲세리머니로 대표되는 응집력 ▲확실한 당근 ▲2군 육성이다.

전남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는 인상적이다.

17일 대구와 홈경기 때는 김명중이 선제골을 넣은 뒤 도움을 준 이승희와 서로 이마를 치자 나머지 선수들이 한꺼번에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이른바 ‘벌러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남 정해성 감독은 이를 보며 슬며시 미소 지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깊은 속뜻이 숨어 있었다.

정 감독은 올 시즌 사령탑 부임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수를 했다. 바르셀로나 경기를 수도 없이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세리머니였다.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이 모두 득점자와 어우러져 세리머니를 했다.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듯 동참하지 않는 선수는 없었다. 어떤 스타플레이어도 마찬가지였다. 유스 팀부터 성인 팀까지 똑 같았다. 정 감독은 무릎을 쳤다. ‘저게 바로 팀 정신이구나.’

정 감독은 전남 선수들에게 자주 이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도 세리머니 속에 숨은 중요한 의미를 깨달았다.

당근 책도 빼놓을 수 없다.

전남이 3월20일 홈에서 서울을 3-0으로 완파하자 구단은 평소보다 3배 많은 승리수당을 내놨다. 얼마 전 수원과 대구를 이긴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기량으로 이기면 프로답게 확실히 대우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2군 육성도 좋은 결실을 맺었다.

전남은 작년까지 1군과 2군이 따로 놀았다. 2군 선수들이 1군으로 올라간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정 감독은 2군부터 챙겼다. 노상래 감독에게 2군 지휘봉을 맡긴 뒤 수시로 미팅을 했다. 주전들이 대거 이탈하는 위기 때 주머니 속 송곳이 솟아오르듯 2군에서 옥석들이 튀어나왔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공격수 신영준과 미드필더 이병윤, 수비수 황선필 등이 그 주인공이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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