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3년 전과 후 몸 ‘이렇게 달라졌어요’

입력 2011-07-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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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리 근성… 조각 근육… 지구력에 스피드 날개 달다
자유형 400m 우승 박태환, 2년만에 몸도 마음도 놀라운 변신

24일 열린 중국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괴력의 스퍼트를 보이며 라이벌 쑨양(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은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이란 아픔을 겪은 2009년 로마 대회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뭐가 달라졌을까. 몸과 마음이 다 바뀌었다. 이젠 올림픽 2연패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 작년 볼코치 만난 후 훈련벌레로

“요즘은 훈련이 조금만 잘 안되면 태환이가 불안해해요.”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는 2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스스로 훈련이 잘 안된다 싶으면 걱정이다. 훈련이 잘되면 자신감이 넘친다. 그래서 ‘훈련 중독’에 걸린 것처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서 1레인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금빛 레이스를 펼쳤던 것도 2월부터 체계적으로 훈련을 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태환의 수영 인생은 롤러코스터같이 부침이 심했다.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로 화려하게 등장한 박태환은 다소 우쭐한 마음에 훈련을 등한시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코앞인데도 방황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2008년 초 어릴 적 키워줬던 노민상 감독을 다시 만나 훈련에 매진했고 그해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기록 2개를 작성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성공을 거둬서일까. 박태환은 금메달에 안주했다. 결국 이듬해 ‘로마 악몽’을 자초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호주의 마이클 볼 코치를 만나면서 박태환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겪은 아픔은 ‘땀 없는 결실은 없다’는 약으로 작용했고 자율을 강조하면서도 책임을 부여하는 볼 코치의 지도로 훈련에 매진하는 ‘착실한’ 훈련 벌레로 탈바꿈했다.


○ 근육맨 탈바꿈… 근육파워 10% 향상

박태환의 몸매는 2년 전에 비해 훨씬 멋있어졌다. 최근 유행인 ‘식스팩 복근’을 포함해 모든 근육이 각이 졌고 근육량도 크게 늘었다. 자유형 1500m를 병행하던 베이징 올림픽이나 로마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볼 코치를 만나 ‘수영의 마라톤’ 1500m를 버리고 400m에 집중하며 나타난 현상이다.

볼 코치는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파워존’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파워존은 어깨에서 무릎까지로 이곳이 튼튼해야 폭발적인 파워를 낼 수 있다. 육상 단거리 선수들이 모두 근육질인 이유가 파워존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스쿼트(바벨을 지고 앉았다 일어나기)와 벤치 프레스(누워서 바벨 들어 올리기)는 물론이고 밴드를 사용해 수영에 필요한 팔 근육과 복근을 키웠다. 권태현 전담팀 트레이너는 “박태환이 낼 수 있는 최대 근력이 지난해에 비해 약 10% 커졌다”고 말했다. 400m 결선에서 초반부터 150m까지 1위로 치고 나가다 250m까지 잠시 뒤처진 상태에서 다시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준 원동력이다.

베이징 올림픽 때 박태환의 금메달을 도왔던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요즘은 중장거리도 스피드 시대다. 박태환의 지구력은 세계 최고다. 여기에 100m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스피드를 키워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박태환은 25일 열린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6초63으로 전체 4위로 준결선에 진출한 뒤 준결선에서 1분46초23을 기록해 역시 전체 4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은 26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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