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우리은행 선수들. 청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산 우리은행은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 이전 어두웠던 전망을 보기 좋게 뒤집으며 2022~2023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혜진(부산 BNK 썸), 최이샘(인천 신한은행), 나윤정(청주 KB스타즈)의 이적과 박지현(스페인 마요르카)의 해외 진출에 따른 공백이 커 보였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과 에이스 김단비가 확실히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그 공을 인정받아 마땅하다.
위 감독은 개인의 능력치를 극대화해 팀플레이에 녹였다. 김단비는 28경기에서 평균 36분52초를 뛰며 21.8점·11리바운드·3.7어시스트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신인 이민지는 최근 9경기 중 7차례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톡톡히 기여했다.

우리은행 김예진(왼쪽)과 박혜미. 사진제공|WKBL
이들뿐 아니라 FA와 보상선수 등으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기존 소속팀에서 식스맨 역할에 익숙했던 선수들이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강조하는 우리은행 특유의 농구에 녹아들면서 시너지를 냈다. 지난 시즌에는 이명관이 팀에 합류하자마자 챔피언 결정전 제패에 힘을 보탰는데, 올 시즌에는 한엄지(27), 심성영(33), 김예진(28), 박혜미(30)가 소금 같은 역할로 우승 멤버가 됐다. 평균 8.4점·5.8리바운드를 기록한 한엄지는 플레이오프(PO) 출전을 위해 부상 치료(어깨)에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팀에 필요한 존재가 됐다.
‘이기는 맛’을 알게 된 새 식구들은 우리은행 농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예진은 “어깨 부상으로 비시즌을 함께하지 못한 까닭에 아직도 적응 중”이라면서도 “우리은행의 농구는 감동적이다. 전력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열심히 한 덕분에 이 자리까지 왔다”고 활짝 웃었다. 박혜미는 “처음에는 체력이 많이 약했다. 비시즌에 강하게 훈련한 덕분에 코트에서 힘들 때 많이 도움이 됐다”며 “우리은행의 농구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게 매력이다. 상대가 버거워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적생 중 맏언니인 심성영은 강도 높은 훈련과정을 떠올리며 “돌아보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아무래도 운동이 힘들다 보니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 선수들끼리 더 끈끈해졌다. 그 끈끈함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심성영. 사진제공|WKBL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