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현(오른쪽)과 장덕.
1990년 오늘, 가수 장현이 세상을 떠났다. 한 해 전 설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던 그는 끝내 정신을 되찾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혀의 일부분을 자른다면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지만 장현은 이를 거부했고 재기를 꿈꾸다 결국 운명했다.
세상을 더욱 안타깝게 한 것은 그가 죽기 6개월 전 여동생 장덕이 먼저 떠나갔다는 사실이었다. 오누이는 첼리스트 아버지와 화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예술적 향취로 자라났다. 1976년 둘은 현이와 덕이라는 듀오를 결성, 미8군 무대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소녀와 가로등’ ‘님 떠난 후’ ‘나 너 좋아해’ 등 숱한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성장기 겪었던 힘겨웠던 가족사 등으로 이들은 또 다른 외로움과 고독감에 시달려야 했다.
1979년 장덕이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듀오 활동을 접기도 했지만 오누이의 애틋한 정은 그대로였다. 암과 힘겹게 싸우는 오빠를 위해 장덕은 밤을 샜고 자신의 앨범을 위해 노래를 했다. 그러는 사이 피로를 잠재우려는 약물은 독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6개월 뒤 오빠도 동생의 뒤를 따랐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