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끝판대왕은 선동열? 오승환?

입력 2011-08-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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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선동열. 스포츠동아DB

왕년 명품 마무리 진필중에게 최고의 소방수를 물어보니…

전천후 등판 선동열 통산 방어율 1.20
최연소 200S 오승환 단연 현역 최고
두 투수의 공통점은 강한 직구 던져
ML 에커슬리-리베라처럼 비교 못해
19일 잠실구장. 반가운 얼굴이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프로야구의 손꼽히는 마무리 투수였던 진필중(39·한민대 투수코치)이다. 그는 1995년 OB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통산 510경기에서 1119.1이닝을 던져 191세이브(방어율 3.20)를 기록했다.

1999년 52세이브포인트를 거두며 한 시즌 최다 세이브포인트 신기록을 세웠고, 2000년에는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42세이브)을 수립한 바 있다. 그러나 진필중의 기록을 깬 것이 바로 얼마 전 200세이브 고지에 오른 삼성 오승환(2006년 단일시즌 47세이브)이다.

그래서 물었다. 진필중이 보는 삼성 선동열 전 감독과 오승환 중 최고의 소방수는 누구인가. 하지만 대답은 “비교 불가”였다. 그는 “그건 메이저리그에서 데니스 에커슬리와 마리아노 리베라를 비교하라는 것과 마찬가지 얘기”라며 손사래를 쳤다.


○선동열은 데니스 에커슬리

데니스 에커슬리는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오클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메이저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다. 선발로서 151승(통산 197승)을 올리다 33세에 마무리로 보직을 전환한 뒤 387세이브(통산 390 세이브)를 기록했다. 12시즌 동안 매년 30세이브 이상은 했다는 얘기다.

선 전 감독도 11년 동안 146승을 기록했고 이중 선발승만 76승이다. 통산 세이브도 132개. 선발, 계투, 마무리 등 전천후로 등판했음에도 통산 방어율이 무려 1.20이었다.

진필중도 “예전과 지금 야구 수준이 다르긴 하지만 선 감독님의 구위나 무브먼트, 마운드 위에서 주는 압박감이 다른 투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남달랐다”며 “게다가 당시는 분업화가 되지 않아 선발로 던졌다가 3일 뒤에 또 등판하던 시대였다. 나 역시 2∼3이닝은 기본이었고 16일 연투를 한 적도 있었다. 그걸 감안하면 선 감독님이 참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오승환은 마리아노 리베라

하지만 현역 최고의 마무리는 누가 뭐라 해도 오승환이다. 2006년 47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시아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8월 12일 대구 KIA전에서 역대 최연소(29세28일)·최소경기(334경기) 2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직구 하나만으로 일궈낸 대기록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양키스 리베라도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마무리로 꼽힌다. 1995년부터 19일까지 1027게임에 나서 59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그에게는 오승환의 돌직구와 같이 알고도 못 친다는 위력적인 컷패스트볼이 있다.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까지 리베라가 오승환보다 앞서 있지만, 진필중은 선 감독과 오승환의 비교는 역대 최고 에커슬리와 현재 최고 리베라를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두 투수의 업적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했다. 그는 “선 감독님, 오승환 두 투수 모두 직구가 강했다. 마무리투수는 무조건 강한 볼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두 투수는 진정한 마무리투수 아닌가”라며 웃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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