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미 선배처럼 투어 생활을 길게 하고 싶어요.”
문현희(28·빌트하임)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LIG손해보험클래식(총상금 4억원)에서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문현희는 28일 경기도 포천시 일동레이크 골프장(파72·653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로 루키 이민영(19·LIG)과 함께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파 세이브에 그친 이민영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6년 10월 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챔피언십 이후 5년만의 우승이다.
문현희는 “첫 우승 이후 2~3년 동안은 슬럼프와 허리 부상이 겹쳐 성적을 내는 게 어려웠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대학(인하대)에 들어가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면서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변했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고, 성적이 나지 않아도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 것이 힘이 됐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투어 8년차인 문현희는 어느새 투어에서 ‘노장’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됐다. KLPGA투어에서 20대 후반이 우승한 것은 2004년 파브 인비테이셔널에서 강수연(35)이 당시 28세의 나이로 우승한 이후 7년만이다.
문현희는 “기량과 정신력이 나보다 훨씬 뛰어난 어린 선수들이 부럽기도 했다. 때문에 어머니에게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골프를 하고, 유학을 가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다. 하지만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고 보니 5년 뒤에 또 우승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정일미 프로처럼 꾸준하게 더 열심히 투어생활을 하겠다”고 밝혔다.
포천 | 원성열 기자 (트위터@serenowon)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