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야구선수 임태훈. 스포츠동아DB
■ 송지선 파문 후 118일만에 돌아온 두산 임태훈
17일 등판 “잘 왔다” “아직 일러” 팽팽
김광수 대행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주장 손시헌 등 선수단 애정으로 품어
임태훈도 “죄송할뿐…내가 짊어질 일”
두산 임태훈(23)이 돌아왔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17일 잠실 롯데전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고 송지선 아나운서와의 사건 이후 118일 만의 복귀. 이를 두고 ‘잘 돌아왔다’는 찬성 의견과 ‘아직 이르다’는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그는 18일 “내가 앞으로 짊어지고 감수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열심히 던지는 일밖에 남은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임태훈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일”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임태훈의 등판에 대해 18일 “2군에서의 훈련경과를 지켜보면서 올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원래 안 내보내려고 했는데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출장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경기에 나가면서 (이 상황을)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태훈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2군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생각이 많아 운동도 손에 안 잡혔다”며 고충을 토로하고는 “1군 통보를 받았을 때도 여러 생각이 들었고 어제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도 조심스러웠는데 팬들의 응원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한 명이 빠진다고 전력이 나빠지는 건 아닌데 분위기를 안 좋게 하고 내려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팀에 죄송했다”며 “앞으로 짊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경기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 손시헌 “마운드에서의 마음 잃지 말길”
선수단은 마음 고생했을 팀 동료를 가슴으로 안아줬다. 많은 말은 필요치 않았다. “네가 이겨내라”는 한 마디로 응원을 대신했다.
오재원은 “가만히 있어도 힘든 아이인데 가능한 한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며 애정을 드러냈고, 투수조 맏형 김선우도 “딱히 어떤 말을 하진 않았다. 그냥 얼굴 보면 마음 한편이 뭉클한 게 있다”고 감싸는 모습이었다. 손시헌은 주장답게 “돌아왔으니 이제부터 잘 해야 하지 않겠나. 태훈이가 어제 마운드에 올라서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할 때의 마음을 계속 가져가길 바란다”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임태훈은 고 송 아나운서와의 사건으로 5월 23일 엔트리에서 빠진 뒤 줄곧 2군에만 머물렀다. 지난 여름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퇴소했고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3개월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모든 걸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며 “그래도 많은 두산 팬들이 응원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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