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5, 라이거 킹? 라이언 킹!

입력 2011-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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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V5’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 삼성, V5에 담긴 또다른 의미

감독 등 대구·경북 출신…‘순혈 삼성’ 첫 우승


2011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은 삼성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과거 3차례의 KS 우승과는 확연하게 다른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다. 순전히 자체적으로 육성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로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했기 때문이다. ‘메이드 바이 삼성(made by Samsung)’으로 규정할 수 있다.

2002년 첫 우승을 안긴 김응룡 감독, 2005∼2006년 연속 우승을 일군 선동열 감독은 ‘해태 왕조’를 이끈 주역들이다. 번번이 KS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삼성이 1990년대 중·후반 적극적으로 진행한 ‘서진정책’(해태 출신 영입)의 연장선상에 있던, 궁극적 타깃이었던 인물들이 삼성의 오랜 숙원을 풀어줬다.

비단 사령탑과 코칭스태프만이 아니다. 해태 출신을 중심으로 타 구단의 거물급 선수들(조계현 이순철 임창용 김기태 이강철 마해영 박진만 심정수 등)을 대거 영입해 과감히 삼성의 색깔을 탈색시킨 결과가 3차례의 KS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이 야구단에도 적용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전격적으로 선동열 감독이 퇴진하고 류중일 감독이 발탁된 사건은 결국 삼성 구단의 지향점 또는 기치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하는 신호탄이다. ‘탈 삼성’이 아니라 ‘순혈 삼성’으로의 방향 전환이었고, 그 첫해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었다. 국내 최고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자신감이 야구단 운영에도 투영돼 외부수혈이 아니라 자체생산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갖췄고, 2011년 가을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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