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급 스마트폰 ‘화질 전쟁’을 종결해보자?

입력 2011-11-25 17: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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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제품의 고성능, 고기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1년 11월 현재, 시중에 팔리는 각 사의 주력 제품들은 듀얼 코어 급의 고성능 프로세서 및 4.3인치 이상의 대화면, 그리고 LTE를 비롯한 4G(4세대) 고속 통신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을 정도다. 불과 1년 전에 나왔던 제품들과 비교해 봐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양이 좋아진 것이다.

다만, 이렇게 모든 제품들이 ‘상향평균화’ 과정을 거치다 보니 요즘 스마트폰들은 단순히 사양표만 봐서는 ‘그 물건이 그 물건’으로 보인다. 단순히 사양만 높여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드니 타사 제품과 확연히 구별되는 ‘개성’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이런 와중에 요즘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하나의 화두는 바로 ‘화면’이다. 특히 국내 휴대전화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저마다 자사의 스마트폰에 적용된 화면이 타사의 경쟁사의 것보다 화질이 우수하다며 노골적인 비교광고도 서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차세대 디스플레이라는 아몰레드(AMOLED) 방식, LG전자는 기존의 LCD를 발전시킨 IPS(In Plane Switching) 방식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스마트폰 화면을 구성한다. 단순히 생각해서는 신기술이 더 많이 들어간 아몰레드 화면의 화질이 더 우수할 것 같지만, 기존 LCD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IPS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 한창 팔리고 있는 양사의 대표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S2 HD’와 ‘LG전자 옵티머스 LTE’의 화면을 비교해가며 실제로 화질을 검증해보았다. 양 제품은 프로세서 속도나 메모리 용량 등의 전반적인 사양이 유사하지만 화면은 다소 다르다. 갤럭시S2 HD의 경우 ‘HD 슈퍼 아몰레드’를, 옵티머스 LTE는 ‘IPS 트루 HD’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화면의 크기가 갤럭시S2 HD는 4.65인치, 옵티머스 LTE 4.5인치라서 약간 차이가 나긴 하지만 해상도(정밀도)가 1280 x 720(HD급)으로 동일해서 비교하기에 적절하다.

화면 밝기 면에서는 LG 제품이 우세해

아몰레드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구성하는 입자가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반면, IPS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입차 후방에 위치한 별도의 백라이트(back light)에 의존해 빛을 낸다. 따라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제품의 두께를 줄이는데 유리하다. 실제로 갤럭시S2 HD(두께 0.95mm)는 옵티머스 LTE(두께 1.04mm)에 비해 0.09mm정도 더 얇다.


하지만 IPS 디스플레이는 화면 입자의 종류에 상관 없이 백라이트의 교체에 따라 화면 밝기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데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양 기기의 화면 밝기를 최대로 높인 상태에서 직접 살펴본 결과, 갤럭시S2 HD에 비해 옵티머스 LTE가 한층 화면이 밝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면이 밝으면 햇볕 아래에서도 왜곡 없는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사용자에게 유용하다.

삼성의 화사한 색감 vs LG의 사실적인 색감

동일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구동할 때도 양 제품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갤럭시S2 HD의 경우, 전반적으로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색감을 보여주는 반면, 옵티머스 LTE의 경우 절제되면서도 원본에 충실한 색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동영상을 감상할 때 갤럭시S2 HD의 화면이 한층 화사하게 느껴진다고 기자 주변의 사람들이 이야기하곤 했다.


다만, 동영상이 아닌 정지 사진을 감상하거나 웹서핑을 할 때는 옵티머스 LTE의 화면이 한층 편안하게 다가온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흰색 배경이 옵티머스 LTE의 화면으로는 깔끔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는 반면, 갤럭시S2 HD의 화면은 푸르스름한 느낌이 강해서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색감은 화사한 반면, 왜곡되었다는 느낌도 강하다. 마찬가지로 IPS 트루 HD 디스플레이의 색감은 사실적이지만, 한편으론 심심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동영상을 중시한다면 삼성 제품을, 정지 화면을 중시한다면 LG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얻을 것 같다.

해상도 같아도 체감적인 선명함에는 차이 느껴져

갤럭시S2 HD와 옵티머스 LTE는 둘 다 1280 x 720의 HD급 해상도를 표현한다. 해상도가 같다면 화면의 선명함 역시 동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위 두 제품의 경우, 디스플레이 방식의 차이 때문에 체감적인 선명도에도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고해상도 사진을 감상하거나 글씨가 작은 웹 사이트를 볼 때, 화면의 구석구석까지 자세히 살펴보면 옵티머스 LTE가 한층 정밀하고 세밀하게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갤럭시S2 HD도 전반적인 표현능력 면에서는 시중 스마트폰 중에서 상위급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옵티머스 LTE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는 동일한 해상도의 환경이라도 각 픽셀(화면을 구성하는 입자)의 정밀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 LTE의 트루 HD 디스플레이는 1개의 픽셀 당 3개의 서브픽셀(픽셀을 이루는 입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갤럭시S2 HD의 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1개의 픽셀 당 2개의 서브픽셀로 구성된 이른바 펜타일(Pentile)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당연히 선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완전한 HD급 화질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본격 양산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소녀시대’와 ‘조용필’ 중에 누가 더 좋아?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끼리 벌이고 있는 디스플레이 방식 관련 신경전을 살펴보면 저마다 자사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경쟁사 제품의 단점을 크게 부각시키곤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걸음 떨어져 실제 제품을 체험해 보면 사용자의 취향, 혹은 사용 환경에 따라, 이들이 주장하는 장점이 누군가 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으며, 정반대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몰레드와 IPS의 경쟁구도를 사람에 비교해 본다면 패기 넘치는 신인(아몰레드)이냐, 아니면 관록의 노장(IPS)이냐의 문제다. 이는 마치 ‘소녀시대’와 ‘조용필’ 중에 누구의 노래가 더 좋은지를 따지자는 것과 같다. 양쪽 제품을 함께 체험해 본 기자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는 아몰레드가 분명 유리하지만, 지금 당장으로서는 ISP쪽이 아주 약간 더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지금 당장의 상황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해본다면 불과 몇 개월 후에 완전히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지도 모를 노릇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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