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자면서도 아이싱…이런 독종은 없다

입력 2011-1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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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동국은 철저한 부상관리, 생활관리, 인맥관리의 3가지 철저함을 바탕으로 K리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내일 전북 vs 울산 챔피언십 결승…용꿈 꾸는 이동국은 ‘관리의 달인’

1. 결승전 맞춰 수영·아이싱 지극정성
2. 한치 오차없는 훈련·휴식시간 관리
3. 23억 러브콜 거절한 전북과의 의리


전북 현대 이동국(32)은 K리그 최고의 골게터이다. 기록부터 차원이 다르다. 정규리그에서만 31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16골 15도움. 골잡이이자 특급 도우미다. 여기에 득점왕 및 MVP를 석권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추가하면 그의 발자취는 더 아름답다. 그러나 이동국이 특별한 까닭은 그라운드에만 있지 않다. 철두철미한 관리 패턴은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 철저한 부상 관리

이동국은 10월 중순 알 이티하드(사우디)와의 AFC 챔스리그 4강 원정을 앞두고 오른쪽 장딴지 근육 부상을 입었다. 재활을 위해 이를 악물었지만 결국 11월 5일 전주 홈에서 열린 알 사드(카타르)와의 결승에서 허탈함만 맛봤다. 최강희 감독을 찾아가 출전을 요청했던 결승 무대에서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동국의 땀은 갈채를 받을 만 했다. 재활 훈련을 하고 마사지 받는 시간을 제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에서 살았다. 잠을 자다가도 새벽녘 수차례 일어나 얼음주머니를 만들어 아이싱을 했다. 한 번에 15분씩 대고 있어야 함에도 피곤을 잊고 얼음을 계속 채워 넣었다. 이를 지켜본 이동국의 측근은 “이젠 아이스크림도 먹지 않겠다”고 놀렸지만 그저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목포 전지훈련부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 이동국의 컨디션은 챔프 1차전이 열릴 30일에 맞춰져 있다.


● 철저한 생활 관리

부상만 관리하는 게 아니다. 하루 일과표도 세밀하다. 최대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철저한 휴식이 최선의 훈련이란 걸 잊지 않는다. 끼니를 절대 거르는 법이 없다. 절친한 팀 동료 김상식과 함께 맛 집을 탐방하는 흥미로운 취미도 갖고 있다. 의외로 미식가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 부상 때는 물론이지만 훈련 시간도 칼같이 지킨다. 주 2회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누구보다 빨리 클럽하우스로 향한다.

훈련 시간이 오후 3시면 오전 11시 반에 출발한다. 그의 철저한 생활 관리에 모두들 감탄한다.


철저한 인맥 관리

이동국과 최강희 감독의 인연은 남다르다. 이동국이 2013시즌까지 2년 재계약에 사인한 것도 벤치에 대한 철저한 믿음 때문. 이미 최 감독은 올 6월 구단에 “꼭 붙잡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몸도 마음도 지친 가운데 러브 콜이 쇄도했다. 광저우 부리와 산둥 루넝(이상 중국), FC도쿄와 세레소 오사카(이상 일본) 등 10여 개가 넘는 팀들이 손짓했다. 한 팀은 200만 달러(약 23억 원) 연봉을 제시했다. 은퇴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에서 금전적인 유혹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이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의리였다.

당장의 이득보다 인연과 미래를 택한 이동국은 “우승으로 더욱 강한 팀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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