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日 포수전설을 훔쳐라

입력 2011-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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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주전 포수 양의지가 일본프로야구의 대표적 포수였던 이토 쓰토무를 만났다. 안방마님으로서 매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그가 이토 수석코치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이토 쓰토무 두산 수석코치 합류…양의지 “잘 부탁드립니다”

투수리드 약점 메울 데이터 야구 이식
내년 시즌엔 훌쩍 커진 양의지 큰 기대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よろしく おねがいします:잘 부탁드립니다)!”

두산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를 향한 팀 주전포수 양의지(24)의 당찬 한마디였다. 그는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에서 팀에 새로 합류한 이토 코치와 마주했다. 일본 세이부에서 22년간 이름을 날린 명포수이자 2004년 지도자가 된 뒤에는 일본 대표 포수 호소카와 도루(현 소프트뱅크)를 키워낸 주인공. 양의지는 “나를 향해 특별히 하신 말씀은 없지만 이토 코치님이 대단한 포수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상견례하는 날) 직접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두 배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양의지가 포수를 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몸집 때문. 찌는 여름 10kg이나 나가는 프로텍터를 차고 9이닝 동안 쪼그려 앉아있어야 하는 어려운 포지션. 진흥고 시절 정원배 현 인하대 코치를 만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야 했고, 2006년 프로에 데뷔한 뒤에도 팀에 포수 자원이 넘쳐 2군 경기 출장기회조차 쉬이 얻지 못했지만 끝까지 포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그를 지도했던 강인권 현 NC 코치는 “가진 것이 많은 선수였는데 재능을 발휘할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다”며 “경찰청에서 경기출장수가 늘어나면서 실력이 향상됐고 2010년부터는 1군 경험이 쌓이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코치가 꼽은 양의지의 장점은 파워와 순발력(순간 스피드), 상황별 대처력, 투수들을 아우를 수 있는 원만한 성격 등이다. 그 중에서 으뜸은 힘든 훈련에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 묵묵함. 물론 단점도 있다. 어깨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투수 리드도 부족하다. 송구 약점은 올 스프링캠프에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풋워크 훈련을 한 끝에 보완했지만 투수 리드는 여전히 과제다. 강 코치는 “투수리드 부분은 경험이 쌓이면서 데이터가 축적돼야 하는 ‘시간문제’지만 선수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며 “경기 후 전력분석을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토 코치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일본은 철저한 데이터 중심의 분석야구를 한다. 게다가 이토 코치는 대표적인 수비형 포수. 두산이 그를 영입해 노리는 효과 역시 여기에 있다.

2010년 신인 포수 최초로 20홈런을 달성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이듬해 단점이었던 도루저지를 완벽하게 보완했던 양의지. 이토 코치를 만난 2012시즌에는 어떻게 발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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