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동아DB
“배영섭 박한이 우동균 정형식 두자리를 꿰차라”
기대주 우동균 軍복귀…정형식도 기량 굿!
신인왕 배영섭·베테랑 박한이와 무한경쟁
삼성은 올해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관망 모드로 일관했다. 일본에서 복귀를 선언한 1루수 이승엽의 영입에만 관심을 뒀을 뿐 ‘육성’이라는 구단 방침에 입각해 외부 수혈로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올해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 연속 제패의 원동력이었던 난공불락의 강력한 마운드가 적어도 향후 2∼3년간은 철옹성을 유지하리란 믿음이 뿌리 깊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육성’이라는 방침을 내세울 수 있는 밑바탕 격인 유망주가 전 포지션에 걸쳐 넘쳐난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삼성의 선수층은 최근 수년 새 눈에 띄게 두꺼워졌다. 그 가운데서도 외야는 ‘군웅할거’로 표현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지난해 붙박이 중견수 겸 1번타자였던 이영욱(26)은 올해 동국대 1년 후배 배영섭(25)에 가려 백업 멤버로 밀렸다. 결국 이영욱은 26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뒤 2년간 상무에서 활약하는 길을 택했다. 이처럼 삼성의 외야는 ‘정글’이고, 이같은 구도는 내년에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2일 “내년 시즌 우리 외야는 최형우를 빼놓고는 모두 경쟁을 거쳐야 한다. 배영섭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올해 타율 0.294, 2홈런, 24타점, 51득점, 33도루로 신인왕까지 차지한 배영섭마저 치열한 생존경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왜일까. 류 감독은 “이영욱이 입대하는 대신 우동균이 경찰청에서 제대해 내년 팀에 합류한다. 그러면 박한이, 정형식, 우동균 등 왼손 외야수가 3명이 된다. 우선은 이들 3명이 경쟁해야 하지만 배영섭도 안심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우투좌타의 우동균(22)은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우선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고, 이듬해 7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2, 3홈런, 21타점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입단 당시 계약금 2억2000만원을 받은 기대주답게 공·수·주에 걸쳐 성장가능성을 엿보였다. 2년간의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내년 시즌 복귀하면 당장 1군 멤버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지난달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삼성이 오른손 외야수 오정복(NC)을 과감히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었던 이유도 우동균과 같은 레벨의 유망주가 외야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간판타자 최형우를 제외한 4대2의 경쟁이 당장 내년 시즌 펼쳐지지만 그 이후에도 삼성의 외야는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전망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