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규현. 스포츠동아DB
“초심 잃지 않고 내년 타율 더 높이고 싶다”
“예전 어려웠던 시간을 잊지 않겠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프로 데뷔 10년만에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뛰었다. 팀이 사상 첫 정규리그 2위를 하는데 그는 드러나지 않은 큰 힘이었다. 이같은 활약은 새 시즌 연봉 협상에서도 100% 인상(4200만원→8400만원)으로 이어졌다. 여기저기서 ‘잘했다’고 하고, 원한만큼 연봉도 올라 기분이 좋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롯데 유격수 문규현(28·사진)은 22일 “한 해 잘했다고 우쭐하거나 그러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겠다”고도 했다. 2002년 2차 10번, 전체 78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문규현은 9년차였던 지난해 전반기까지 1·2군을 오르내리는 ‘백업멤버’였다. 주전 유격수 박기혁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묵묵히 땀을 흘렸다. 작년 후반기부터 이름을 날리더니 올시즌 롯데의 붙박이 유격수로 성장했다. 일취월장한 실력을 앞세워 시즌 내내 안정적으로 내야 수비를 이끌었고, 전반기 0.189에 불과했던 타율은 후반기 0.321로 꽃을 피웠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롯데가 7월 이후 무서운 상승페이스를 보였던 데에는 그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
“내년에도 무엇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에게 개인 목표를 묻자, “타율은 조금 더 올리고 싶다”고 했다. 0.242로 끝난 시즌 타율을 좀 더 끌어 올려 하위타선에서라도 꾸준히 힘을 보태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그는 시즌 홈경기 때 가장 먼저 사직구장에 나와 땀을 흘리는 ‘성실맨’이었다. 2군에서 프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을 정도로 무명 생활이 길었지만 지금의 그를 키운 것은 땀과 눈물이었다. 그가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그래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