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이모저모] 투수코치들에게 방망이가 필요한 이유?

입력 2012-02-06 13: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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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코치 뿐만 아니라 투수 코치들에게도 훈련 중 방망이는 필수 품목이다. 동아닷컴 DB.

미국 애리조나에는 NC, 기아, 두산, 넥센, 한화 5개의 한국프로야구 팀이 모여 스프링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각 팀마다 전지훈련 장소와 연습일정 등 서로 추구하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훈련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건 대부분의 코치들이 보직에 상관없이 야구 배트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코치들이 주로 사용하는 야구 방망이는 펑고(Fungo) 배트다. 이는 선수용과 차이가 있다. 우선 배트 길이가 길다. 선수용 배트는 보통 32인치에서 34인치인 것과 달리 코치들이 사용하는 펑고 배트는 34인치에서 최대 37인치이다. 길이가 훨씬 길다. 반면 베트에 공이 맞는 부분인 헤드 부분의 지름은 펑고 배트가 선수용에 비해 훨씬 더 좁고 날렵하다.

펑고 배트는 야수들의 수비연습을 위해 코치가 선수들에게 공을 쳐줄 때 사용된다. 코치들의 체력적인 수고를 덜게 해주기 위해 선수용보다 길고 가볍게 만들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이 펑고 배트를 타격 및 수비 코치 뿐만 아니라 투수코치나 재활코치들까지 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코치들은 왜 보직에 상관 없이 방망이를 들고 훈련 장소에 나타날까? 이에 대해 전준호 NC 다이노스 주루 및 작전코치는 “펑고 배트는 코치들이 장시간 운동장에 서 있을 때 발생하는 허리의 통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보조장치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스프링 캠프는 일반적으로 아침 8시부터 하루 일정이 시작된다. 오후 3시30분 쯤 공식일정이 끝나면 휴식과 식사시간을 가진 뒤 7시부터 야간훈련에 돌입한다. 각 팀마다 차이는 있으나 밤 10시쯤 모든 훈련이 종료된다.

선수들은 연습 때 자신의 차례가 끝나면 잠시 짬을 내어 쉴 수 있다. 하지만 코치들은 하루 종일 서서 선수들을 지도하거나 그들의 연습장면을 유심히 살핀다. 하루 종일 서 있다 보니 밀려오는 허리통증이 장난이 아니다. 코치들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이 펑고 배트인 셈이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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