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훈련에 올인 몸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

입력 2012-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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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도, 체지방률도 줄었다. 그와 함께 빅초이의 무겁던 마음도 가벼워졌다. 최희섭은 “아직 용서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했다.스포츠동아DB

‘완도 유배’ KIA 최희섭, 어떻게 지내십니까?

“땀으로 사죄”…체중 줄고 근육질 변신
코칭스태프 “저렇게 열정적 모습 처음”


전남 완도에서 훈련 중인 KIA 최희섭(33)은 스스로를 딱 한마디로 표현했다.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행복하다.”

지난 1개월은 최희섭에게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 팀의 징계를 달게 받고 보낸 속죄의 시간은 훈련 또 훈련의 연속이었다. ‘5일 훈련, 1일 휴식’의 일정을 빠짐없이 지켰다. 미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겨울 동안에는 등산 등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KIA 장세홍 트레이너와 함께 체계적인 훈련 스케줄을 밟았다.

장 트레이너는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가장 좋은 최상의 몸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123kg이던 체중은 118kg까지 줄었고, 28.2%였던 체지방률은 23%로 낮아졌다. 온 몸이 야구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근육질로 바뀌면서 어느 때보다 가볍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완도 2군 캠프를 찾아 최희섭을 직접 지켜본 김조호 단장은 “표정부터 밝아졌다. 코칭스태프가 이렇게 열심히 열정적으로 훈련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몸 상태도 최상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희섭은 “2군 캠프 합류를 허락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아직 용서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뿐이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가볍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최희섭이 2월을 쌀쌀한 한국에서 보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뜨거운 미국, 일본의 태양 아래서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다. 3할 타율에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2009년보다 더 좋은 몸을 만들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부상만 없다면 최희섭이 언제든지 홈런과 타점 1위에 도전할 수 있는 힘과 타격 기술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타고난 힘, 투수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는 두 가지 타격폼, 천부적인 선구안을 지닌 왼손 거포.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항상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올해는 철저한 훈련과 자기반성으로 몸과 마음의 부상 모두를 깨끗이 지웠다. 언제 1군에 합류할 수 있을지 지금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그라운드에서 팬과 팀에게 사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기 위해 최희섭은 뛰고 또 뛰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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