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단계의 성과가 실전에서도 드러나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간 잠영에서의 약점을 지적받았던 박태환은 최근 훈련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마린보이’의 잠영은 실전용이 될 수 있을까.
3차 전지훈련을 위해 2월 19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출국한 박태환(23·단국대 대학원)은 7월 런던올림픽을 향해 역영하고 있다. 15일 귀국하는 그는 19일부터 울산에서 열리는 제84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전담코치 마이클 볼(호주)도 동행한다.
3차 전훈을 현지에서 지켜본 SK텔레콤스포츠단 관계자는 “2차 전지훈련(1월 4일∼2월 13일) 때는 약 5번 정도 업·다운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기복 없이 꾸준한 페이스였다”고 훈련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구력은 물론 잠영거리 역시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에게 잠영은 해묵은 숙제다. 훈련 때는 10m 이상의 거리가 나왔지만 막상 실전에선 이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2011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도 잠영거리는 7.5∼8m 정도였다. 하지만 2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자유형 200m 결승 150m 턴에선 약 10m의 잠영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 박태환은 “실전에서 가장 잠영이 잘 된 3번 중 한번이다. 이를 시발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스포츠단 관계자는 “최근 100m씩 36번의 세트를 헤엄치는 훈련에서 (체력이 떨어진) 마지막 세트의 턴에서도 12∼13m 가량 잠영을 했다”며 밝은 전망을 전했다. 체력이 소진된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몸이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잠영거리향상’이 단지 훈련 속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실전에서도 드러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한편 동아수영대회에서 200m(20일)·400m(19일)에 참가하는 박태환은 국내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다시 브리즈번으로 출국한다. 볼 코치는 “5월부터는 CF 촬영 등의 일정을 모두 배제한 채 훈련에만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