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MVP 윤석민은 여전히 KIA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KIA 선동열 감독은 ‘에이스’ 윤석민을 홈 개막전 선발투수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동아DB
최희섭 복귀땐 삼성 대항마 손색없어
150km 빠른공 뉴페이스 한승혁 주목
라미레즈 등 새 용병투수 활약 큰 변수
○최상의 시나리오
KIA는 지난해 지금과 거의 동일한 전력으로 전반기 1위를 달렸다. 후반기 클린업 트리오의 연쇄 부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4위를 지켰다. 주전 라인업의 전력만 놓고 보면 최강으로 평가되는 삼성의 가장 유력한 대항마다. 양현종 김진우 손영민 등의 부상 투수들이 예정대로 5월까지 복귀하면 마운드, 공격, 수비 모두 탄탄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최희섭이 돌아오면 막강한 타선이 구축된다. 리그 최고의 1번 이용규에 이범호∼최희섭∼김상현∼나지완으로 이어지는 중심은 8개 구단 통틀어 최정상급이다. 3할 타자로 성장한 안치홍과 함께 김선빈 김원섭 등 타선 전체에 빈틈이 없다. 막강한 공격력에 마운드까지 안정을 보이면 삼성과 치열한 선두싸움을 할 수 있다. 확실한 에이스 윤석민이 있기에 포스트시즌에서도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노릴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
선동열 감독은 좌완 외국인 투수를 선발하기 위해 확실히 검증된 카드 로페즈를 포기했다. 앤서니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동안 수많은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무대에서 눈물을 흘렸다. 팀 합류가 늦었던 라미레즈는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선 감독은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있는 투수”라며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검증되지 않아 계산이 어렵다. 어떤 팀이나 외국인 투수가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투수진에 부상이 많은 KIA는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선발진이 어려움을 겪으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불펜까지 흔들린다. 강한 공격력을 갖춘 팀이지만 장거리 마라톤과 비교되는 페넌트레이스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만약 외국인 투수가 기대에 못 미치고 양현종 손영민 김진우 등 부상 전력의 복귀 속도가 늦을 경우 추락을 피할 수 없다.
○키 플레이어
KIA는 2009년 우승 이후 줄곧 마무리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시즌 초반 KIA는 한기주 유동훈 심동섭 등 3명으로 집단마무리체제를 꾸린다. 한기주가 정상 구위를 회복하면 고정 마무리가 된다. 한기주는 2005∼2006년 2년 동안 51세이브, 2년 연속 2점대 이하 방어율을 기록했던 특급 마무리였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선 국가대표 마무리였다. 다시 마무리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올 시즌 KIA의 성적이 걸려있다.
○주목! 뉴페이스
지난해 드래프트 1라운드로 입단한 우완 투수 한승혁은 곧장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했다. 차세대 주축 투수로 키우기 위한 긴 안목에서 내려진 판단이었다. 한승혁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진해수는 신인은 아니지만 주목할 만한 새 전력이다. 좌완 투수로 주자가 없을 때도 와인드업 없이 공을 던지는 독특한 투구폼이 인상적이다. 1라운드에서 지명한 신인 투수 박지훈도 눈여겨볼 유망주다.
○총평
KIA는 2000년대 초반 긴 암흑기를 보냈다. 트레이드와 FA 영입 과정에서 유망주층이 메말랐다. 그러나 2009년 우승을 전후해 조범현 전 감독은 과감한 세대교체로 팀의 체질을 바꿨다. 신임 선동열 감독은 더 적극적으로 팀의 색깔을 바꾸고 있다. 리그 최고의 1번타자와 막강한 클린업트리오가 포진한 공격력은 정상권이다. 시즌 초반을 잘 버티고 부상 전력이 순조롭게 복귀하면 선두싸움을 해볼 만한 시즌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