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스포츠동아DB
개막을 앞둔 잠실구장. 두산 김현수(24·캐리커처)의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본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덕아웃이나 그라운드에서 유난히 도드라지는 소리를 따라가면 늘 그가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변함이 없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득점권에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의 이름을 외치며 용기를 북돋워주고, 수비훈련 중 호수비가 나오면 먼 외야에서도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내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언뜻 들으면 비명 같지만 유심히 들으면 팀 동료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보내는 파이팅 메시지다. 김현수는 “그냥 악 소리를 지르는 것”이라며 웃고는 “(훈련을 시켜주는) 코치님과 장난을 치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의미로) 기분 좋으라고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을 안 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없어서, 심장이 약해서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지르는 것도 있다”며 “또 소리를 지르다보면 긴장이 풀린다. 파이팅 하면서 긴장을 풀면 일석이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진욱 감독도 김현수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구동성으로 ‘역대 최고’라는 선수단 분위기의 중심에 김현수의 이유 있는 외침이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