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의 9번째 심장이 힘차게 고동쳤다. NC는 11일 역사적인 데뷔전에서 대뜸 승리를 신고하며 일부 구단의 2013년 1군 진입 반대에 일침을 가했다. 11일 강진 넥센전에서 득점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NC 강진성. 사진제공|NC 다이노스
경기 내용은 별다를 것 없는 2군 게임이었다. 그러나 그 경기 자체가 지니는 의미는 ‘역사적’이었다.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11일 전남 강진 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넥센 2군과의 퓨처스리그 개막전에서 7-5로 승리했다. 창단 첫 공식경기 승리로 희망찬 출발이다. 신인특별지명으로 영입한 팀의 에이스 격인 좌완 노성호가 5이닝 2실점으로 첫 승리투수가 됐다. 2회말 2점을 먼저 내주고도 3회초 반격에서 바로 5점을 얻어내면서 거둔 역전승이라 더 인상적이었다.
이태일 대표를 비롯해 이상구 단장, NC 창단의 산파역이었던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 등 NC 야구단의 오늘을 만든 주역들이 오랜 고생 끝에 작은 감격을 누렸다. 이 단장은 “2군 경기였는데 예전 롯데 단장 시절만큼 떨렸다. 9회말 7-3에서 7-5로 쫓길 때는 도저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일어나서 봤다. 단장이라고 나 하나 오고 아무도 없이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라고 감개무량해했다. 이 단장은 “김택진 구단주가 말한 ‘거침없이 가자’는 NC의 모토는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둔 NC 김경문 감독은 “촌티 났지?”라고 웃으며 소감을 대신했다. 과거 두산이나 올림픽대표팀 같은 초호화 멤버는 아니지만 이제 이런 ‘부족한’ 선수들을 데리고 “1군에서 싸울 수 있도록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김 감독은 “2군에서의 1년간 경험과 승리를 얻게 해주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경험에다 승리를 추가한 배경에는 최근 일부 구단에서 나오는 “NC가 1군에 들어오면 프로야구의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한 반격이다. 김 감독은 “8개 구단에서 1명씩 받아오고, 용병도 영입하면 1군에서 싸울 수 있다. (계속) 이기고 나가겠다”며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자세다.
NC는 14일 마산구장에서 첫 홈 경기를 치른다. 김택진 구단주가 직접 관전할 예정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