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홈런 맞고나니 정신 번쩍 났다”

입력 2012-04-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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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실점후 집중력 살아나며 승부에 몰입

개인 최다 14K·무4사구 완투 ‘첫승 매직’

탈삼진이 무려 14개!

KIA 에이스 윤석민(26)이 17일 목동 넥센전에서 무4사구 완투승을 거두며 개인 한 경기 최다탈삼진 기록까지 세웠다. 지난해 세웠던 개인 한 경기 최다 12탈삼진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11일 목동 SK전에서 넥센 강윤구, 13일 문학 SK전에서 한화 류현진이 잇달아 작성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탈삼진 13개보다 하나 더 많은 기록을 만들었다.

11일 시즌 첫 경기(광주 삼성전)에서 8이닝 1안타 무실점에 삼진 11개를 잡은 윤석민은 17일 시즌 2번째 선발등판에서 더욱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2회 박병호에게 던진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좌월솔로홈런을 맞아 1실점했지만 단 3안타만 허용하며 삼진 14개를 낚았다. 첫 경기에서 볼넷이 1개 있었지만 이날은 단 1개의 4사구도 없었다. 언터처블(untouchable)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위력적인 구위였다.

9이닝 동안 총 103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는 최고 150km, 슬라이더는 최고 144km까지 찍었다. 신무기 팜볼은 딱 1개를 던져 7회 강정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윤석민은 2007년 3.78의 방어율로 개인 18패를 당할 정도로 타선의 지원이 없기로 유명한 투수였다. 11일 시즌 첫 등판에서도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팀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17일 경기에서도 2-1의 아슬아슬한 리드가 9회까지 지속됐다. KIA 타선은 번번이 찬스를 놓쳤고, 윤석민은 이미 8회까지 93개의 공을 던졌지만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탈삼진 2개를 추가하며 경기를 직접 마무리했다. 9회 투구수가 100개를 넘긴 상황에서도 슬라이더가 143km를 기록할 정도로 집중력이 무시무시했다.

윤석민은 경기 후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고 말하자 “몇 개 잡았는데요?”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아슬아슬한 경기가 계속됐고 최소한 실점을 막아 팀에 승리를 안기기 위해 집중하다 보니 삼진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스스로 느끼는 출발은 좋지 않았다. 윤석민은 “날씨가 갑자기 덥게 느껴졌다. 컨디션은 좋았는데 집중이 되지 않았다. 2회 홈런을 맞은 뒤 그런 것이 모두 사라지면서 타자에게만 집중했다”며 “103개의 공 중 실투가 20개 정도였다. 평소보다 적었다. 공이 원하는 곳으로 잘 들어가면서 2-1 리드를 끝까지 지키자는 각오로 공을 던졌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지난해 4월 단 1승만을 올렸고, 방어율은 무려 5.64로 부진했다. 올해는 출발이 좋다. 투수 4관왕을 다시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그러나 윤석민은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전반기가 끝난 후 기록이 좋으면 욕심을 내겠다. 그러나 지금은 좋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지금처럼 매 경기 좋은 공을 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목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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