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정성훈 8호 쾅…거포 DNA 5월도 GO!

입력 2012-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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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성훈(등번호 16)이 1일 잠실 한화전 1회 2점아치로 시즌 8호 홈런을 생산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한화 마일영 상대 투런…홈런 단독 선두
4월 MVP에도 뽑혀…“할머니께 바친다”


LG 정성훈(32)의 4월은 찬란했다. 처음으로 ‘4번타자’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첫 시즌의 첫 달, 그는 16경기에서 홈런 7개를 치고 타율 0.310(58타수 18안타)에 16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공동 1위, 타점과 장타율은 나란히 3위였다. 지난 시즌 내내 때려낸 홈런수가 10개였으니 더욱 놀라운 변화. 대부분의 전문가들에게 강력한 최하위 후보로 꼽혔던 LG가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였다. 결국 그는 4월의 마지막 날 진행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총 22표 중 7표(35%)를 얻어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기쁨까지 누렸다.

그러나 ‘정성훈 돌풍’은 5월의 첫 날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정성훈은 1일 잠실 한화전에서 1회부터 기선을 제압하는 2점홈런을 날려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2사 후 정의윤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타석에 들어선 그는 볼카운트 2B-2S에서 한화 좌완 선발 마일영의 5구째 커브(시속 115km)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겨 버렸다. 비거리 120m짜리 선제 결승 2점포. 정성훈은 시즌 8호 아치와 함께 넥센 강정호(7개)를 제치고 홈런 더비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LG는 정성훈의 축포를 앞세워 다시 넥센과 공동 4위에 안착했다.



완벽한 4번타자 DNA. 그동안 이 정도 재능을 감췄던 게 신기할 정도다. 정성훈은 최근 “테이크백 할 때 불필요한 동작이 없어져서 타격이 좋아진 것 같다”고 자가 진단한 적이 있다. 방망이 무게도 계속 바꿔가며 실험했다. 시즌 초 쓰던 870g에서 920g으로, 그리고 다시 900g으로 변화를 줬다.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스윙 궤적이 좋아졌다. 중심을 이동하는 타법을 쓰려면 타이밍 잡기가 힘든데, 무척 잘 해주고 있다”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성훈의 타구 질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정성훈을 부른 뒤 자신의 왼쪽 가슴 부분을 툭툭 치며 “괜찮지?”라고 물었다. 아픔을 이겨낼 수 있겠느냐는 의미였다. 하루 전인 4월 30일 정성훈은 외할머니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하지만 손자는 슬픔을 가슴에 묻은 채 타석에 섰고, 빛나는 아치를 그렸다. 정성훈은 “오늘의 홈런과 승리를 돌아가신 외할머니께 바친다”고 말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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