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부활을 위해 선(SUN)이 나섰다. 3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KIA 선동열 감독(뒤)이 불펜에서 에이스 윤석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키킹 자세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최근 2패 부진에 투구폼 따라하며 지도
“뒷발 빨리 움직이니까 공이 높아” 지적
에이스가 무너지면 팀은 1패 이상의 타격을 입는다. 그만큼 에이스가 지니는 상징성은 크다. 윤석민(26)는 KIA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 승 없이 2패만 떠안았다. 29일 잠실 두산전에선 5이닝 8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31일 잠실구장, 그가 불펜에 섰다. 원래 등판 전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무너진 투구밸런스를 다 잡기 위해 불펜에서 27개의 공을 던졌다. 에이스를 위해 KIA 선동열 감독까지 이례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기술적 부분과 더불어 심리적 부분까지 지적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상체가 아닌 하체로 던져라!
“팔로만 던지려고 하지 말고 하체로 던져야지!” 윤석민의 투구를 지켜보던 선동열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투구시 중심을 잡아주는 오른발이 체중중심이동보다 한 템포 빨리 밀려나오면서 팔이 뒤에서 처지게 되고, 공을 앞에서 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선 감독은 “중심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팔이 나와야 하는데 ‘딜리버리(하체 이동을 하면서 공을 앞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지탱해줘야 할 뒷발이 빨리 움직인다”며 “하체가 불안정하면 팔이 퍼져 나오고 공이 전체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상체로만 던지려고 하지 말고 하체로 던진다고 생각하라. 리드미컬하게 공을 던져라”고 지적했다. 선 감독은 이날 윤석민의 폼을 따라하며 직접 문제점을 잡아줬다.
○마인드 컨트롤만으로 상대를 이겨라!
“심적으로 힘들어도 그런 상황을 극복해야 한 단계 발전한다!” 선동열 감독은 심리적 부분을 강조했다. 선 감독은 “누누이 말하지만 적은 남이 아닌 나 자신이다. 투수는 마인드 컨트롤만으로 상대를 이길 수 있다”며 “투수가 성적이 안 나면 구위도 저하되고, 공이 안 가다보니까 기분이 다운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투수라면 무조건 (공을 던지는 것을) 즐겨야 한다. 그런 상황을 극복해야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민도 “예전과 달리 심리적으로 힘든 건 없다. 어차피 힘들어 한다고 성적이 나는 게 아니다”며 “원래 한 시즌에 1∼2번 슬럼프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투구)밸런스가 좋지 않기 때문에 좋았던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