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못말리는 BK, 이번엔 ‘거꾸로 셔츠’

입력 2012-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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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로 접어들었지만 프로야구는 좀처럼 혼전양상을 탈피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순위싸움이 치열하다보니 부상자들이 하나둘씩 발생하고 있고요. 또 날씨가 더워지면서 서서히 집중력도 떨어지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프로야구 뒷얘기를 전해드리는 ‘톡톡 베이스볼(Talk Talk Baseball)’은 이번 주 넥센 김병현의 끊이지 않는 유니폼 에피소드부터 풀어볼까 합니다.


언더셔츠 잘 못 입어…등판때 마다 유니폼 소동


○넥센 김병현 등판이 주는 깨알 재미

5월 25일 목동 한화전에 시즌 2번째로 선발 등판한 김병현이 이번에도 복장을 정확하게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3월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 때는 원정 유니폼을 챙기지 못해 이정훈의 것을 입었고, 5월 18일 목동에서 삼성을 상대로 한 시즌 첫 번째 선발 등판 때는 스프링캠프 때의 유니폼을 입었죠. 5월 25일에는 외관상으로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눈썰미 좋은 몇몇 코치들은 언더셔츠를 주목했습니다. 언더셔츠를 거꾸로 입어서 목 앞부분에 와 있어야 할 넥센 로고가 뒷덜미 쪽으로 가 있었던 것이죠. 넥센 관계자는 “언더셔츠는 워낙 핏(fit)하게 맞춰져 있어서 거꾸로 입으면 불편했을 텐데 어떻게 눈치를 못 챘는지 신기하다”며 웃었습니다. 김병현은 “원래 집중하면 그런 것들을 신경을 잘 못 쓴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렇다면 1일 사직 롯데전에선 모든 복장을 제대로 갖췄을까요?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김병현 선수 때문에, 경기화면 다시 돌려보는 팬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체 지시 받고도 몸 풀어…“승엽형 긴장시키려”


○한화 류현진이 ‘선동열 놀이’를 한 까닭은…

한화의 절대 에이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대전 삼성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내는 위력을 뽐냈습니다. 삼성의 ‘라이언킹’ 이승엽과의 맞대결에서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완승을 거뒀고요. 그런데 7회초까지 119구를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이 7회말 2사 3루가 되자 갑자기 덕아웃 앞으로 나와 캐치볼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자실과 관중석은 ‘류현진이 8회에도 나오냐’며 술렁거렸고요. 물론 가장 놀란 쪽은 ‘이제 류현진은 내려갔다’고 안심했을 삼성 벤치였죠. 하지만 한화도 당황하긴 했답니다. 한대화 감독조차 “아니, 현진이가 다시 나가려고 하는 거냐”며 화들짝 놀랐다고 하니까요. 이때 반전이 벌어졌습니다. 진지하게 캐치볼을 하던 류현진은 7회말이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혀를 내밀고 장난스레 웃으며 덕아웃으로 철수했습니다. 주변에서 이유를 물으니 “(8회초에 타순이 돌아오는) 승엽이 형을 긴장시키려고 그랬다”는 깜찍한(?) 대답을 내놨고요. 역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KIA 선동열 감독이 현역 시절 괜히 불펜에 나와 몸만 풀면서 상대팀을 압박했다는 에피소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활약 비슷하면 저연봉·기혼자를 MVP 선정


○롯데 양승호 감독만의 합리적 방식의 ‘논공행상’?

롯데는 사직 홈경기를 이기면 원칙적으로 투수와 타자 1명씩을 MVP로 선정합니다.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다니 가볍지 않은 상이죠. 경기 직후 수상자를 고르는 권한은 전적으로 양승호 감독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양 감독의 선정방식이 재밌는데요. “활약이 비슷하다면 연봉이 적은 선수 혹은 결혼해서 아이가 더 많은 선수”를 골라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챙겨줄 선수가 많다보니 양 감독이 수훈선수로 타자 1명, 투수 1명 외에 엑스트라로 1명 더 뽑아서 구단을 당황케(?) 하는 일도 곧잘 벌어진답니다. 심지어 1군 선수를 2군에 내릴 때도 조건이 비슷하면 유부남보다 총각을 보내라고 지시한다니 얼핏 비합리적일지는 몰라도 인간적이기는 하네요. 이것이 양 감독의 매력일지 모르겠습니다.


“순위 대혼전으로 흥행…디펜딩챔프 부진 덕분”


○‘5할이 어려운’ 삼성의 씁쓸한 위안?

삼성은 올 시즌 5할에 울고 있습니다. 개막 이후 처음 5할 승률을 기록한 5월 초 이후 4번이나 5할 고지에 올랐지만 고비를 넘지 못한 채 승리가 패배 숫자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어요. 야구 관계자들은 올 시즌 혼전 이유 중 하나를 삼성의 부진에서 찾고 있는데요. 독주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삼성이 여전히 중하위권에 쳐져 있기 때문이죠. 류중일 감독은 “내가 미디어데이 때 했던 8강8약이라는 예상이 딱 들어맞지 않았는가”라고 당시의 예상에 대해 말하면서도 “이렇게 혼전이 오래갈 줄은 몰랐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는 타 팀 감독들이 류 감독을 만날 때 단골 인사말이라고도 합니다. 류 감독은 “LG 김기태 감독을 비롯해 감독들을 만날 때마다 삼성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니 이렇게 혼전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습니다. 또 삼성 관계자는 “순위 대혼전으로 프로야구 흥행에 우리가 한몫하지 않았나. 그렇게라도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겉으로 해석은 그럴싸하게 하지만 속까지 그렇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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