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참혹했던 ML 난투극… ‘판스워스 vs 윌슨’

입력 2012-06-07 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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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태균(30)과 롯데 자이언츠 김성배(31)의 빈볼 시비로 인해 다시 한 번 벤치 클리어링에 이은 난투극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선후배 사이가 비교적 엄격한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빈볼 시비가 난투극으로 번지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난투극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그 난투극 중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지난 1993년 놀란 라이언과 로벤 벤추라 사이에 벌어진 사건일 것이다. 이 사건은 이 둘의 나이 차가 무려 스무살 이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회자됐다.

그렇다면 가장 참혹했던 난투극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싸움꾼 카일 판스워스와 폴 윌슨 사이에 벌어진 사건일 것이다.

시간은 2003년 6월 20일(이하 한국시각)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일 판스워스는 시카고 컵스의 불펜 투수였고, 폴 윌슨은 신시내티 레즈의 선발 투수였다. 윌슨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1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판스워스가 윌슨에게 던진 공은 윌슨의 몸에 스친 후 포수 뒤로 빠져나갔고, 1루 주자는 몸에 맞는 공 여부를 판단하지 못한 채 공이 뒤로 빠지자 재빨리 2루까지 진루했다.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위기에서 몸쪽 붙이는 공에 타자가 맞은 상황.

하지만, 윌슨은 판스워스가 자신에게 일부러 맞췄다고 판단한 나머지 설전을 벌였고, 이내 마운드로 뛰어 올라갔다.

여느 상황이었다면 설전을 벌인 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가 됐겠지만, 판스워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싸움꾼. 도발을 참지 못한 판스워스는 그대로 윌슨에게 돌진해 테이크 다운 시켰고 수차례 주먹을 퍼부었다.

그 결과 윌슨의 얼굴에는 선혈이 낭자했고 더 이상 마운드에 서지 못한 반면, 판스워스는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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