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아직도 이재신을 생각하면 눈물이…”

입력 2012-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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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더 킹 투하츠’에서 근위대 장교 역의 조정석과 호흡을 맞추며 ‘실제 사귀었으면 하는 극중 커플’로 사랑받은 이윤지.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더 킹 투하츠’ 그후…배우 이윤지

책 한 줄도 못 읽을 만큼 몰입…여전히 이재신으로 살아
상대배우 조정석 오빠는 남 주기 아까운 최고의 파트너
내년이면 서른…이젠 연애하고 싶은 여자로 살고 싶어


“남 주기 참 아까운 사람이에요.”

몇 해 동안 배우 이윤지(29)를 만나왔지만 상대 배우를 이토록 극찬한 경우는 처음이다. 짐작했겠지만 칭찬의 주인공은 바로 조정석이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더 킹 투하츠’에서 이윤지와 조정석은 공주 이재신과 그를 지키는 근위대 장교 은시경으로 호흡을 맞추며 주인공 이승기·하지원 커플 못지않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극중 두 사람이 짝을 이루길 원한 많은 시청자가 종영 이후에도 그 출연 분량만 편집한 동영상을 인터넷상에 올릴 정도다.

이윤지는 동영상을 직접 찾아 보여주면서 “또 눈물이 날 것 같다. 아! 저 혼자 아직도 이렇게 재신이를 잡고 있다”며 코끝이 빨개졌다.

조정석에 대한 얘기는 애정이 듬뿍 담긴 칭찬으로 이어졌다. 이윤지는 “가끔 작품을 하다 보면 멜로를 형성하는 남녀배우들끼리도 경쟁하고,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저는 제 파트너가 멋있게 나왔으면 좋겠고, 사랑받는 캐릭터이기를 바란다. 오빠도 그랬던 것 같다. 상대 배우에 대한 그런 마음이 잘 통한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조정석의 인터뷰 기사까지 챙겨 보고 있다는 그는 “그 기사에 늘 저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아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면서 “촬영현장에서 늘 저를 ‘공주님’이라고 불렀던 오빠가 그 호칭을 여자친구가 생기면 쓰겠다고 말한 걸 보고는 내심 서운했다”며 극중 이재신처럼 심통난 표정을 지었다.

‘더 킹 투하츠’와 이재신은 이윤지가 데뷔한 이래 각각 가장 사랑받은 작품 그리고 가장 가슴 아픈 캐릭터였다. 이재신은 극 초반 자유분방한 왕실의 막내딸이었다가 테러에 휘말려 장애를 겪었다. 자신을 지켜주는 남자 은시경을 사랑하게 되지만 큰오빠인 왕을 죽게 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자책으로 혼란을 겪고, 사랑마저 잃게 되는 비운의 공주였다.

작품에서 가장 많은 감정의 변화와 위기를 겪은 캐릭터 때문이었을까. 데뷔 10년차인 이윤지는 작품을 하면서 아무 것에도 집중하지 못한 적은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책 한 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재신이가 비극으로 치달아갈수록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상당 부분을 휠체어에 앉아 연기해야 했던 그는 촬영 기간 자유롭게 걸어 다니지도 못했다. 촬영 중 발가락에 힘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것 같으면 거짓으로 연기를 한 것 같아 “다시”를 외치곤 했다. 시청자는 물론, 현장에 있던 촬영 스태프도 모를 정도의 미동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100% 재신이로 보이길 바랐다.

스물아홉, 여배우로서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이윤지는 “30대에는 좀 더 사랑스러운 여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큰 눈을 반짝였다.

“착하고, 성실하다는 이미지보다는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 동료 배우들이 봤을 때 함께 연기하고 싶고, 남자가 봤을 때 연애하고 싶고, 여자가 봤을 땐 커피 한 잔 하면서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 그것이 결국 여배우를 빛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된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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