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8강진출 ‘A조의 이변’
러시아전 결승골…1차전 PK실축 만회
공격은 노장·수비 젊은피 운용 성공
산토스 감독 ‘투트랙 용병술’ 돋보여
그리스가 러시아를 꺾고 극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스는 17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12 러시아와 A조 최종전에서 ‘주장’ 게오르고스 카라구니스(35)가 전반 종료 직전 뽑은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카라구니스는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페널티킥을 실축했었다. 폴란드전(1차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무승부를 기록했고, 체코(2차전)에 패해 8강 진출이 희미했던 그리스가 러시아를 꺾고 쾌거를 이뤘다. 그리스는 1승1무1패(승점4)를 기록하며 승점에서 동률이었던 러시아를 승자승 원칙으로 따돌렸다. 체코는 이날 폴란드를 1-0으로 따돌리고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8강 진출’ 이변 아냐
그리스의 8강 진출은 이변이 아니다. 그리스는 유로2012를 준비하면서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했다. 그리스의 전임 감독이던 오토 레하겔은 수비 안정에 최우선을 맞춰 팀을 조련했고, 그 결과는 유로2004 우승이었다.
후임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수비 라인을 대폭 내리면서 상대 공격진의 움직임을 차단했다. 레하겔 감독 당시 철저하게 실패를 맛본 유로2008(3전패)과 2010남아공월드컵(1승2패)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산토스 감독은 유로2012 예선을 포함해 17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기록했다. 세대교체도 주효했다. 러시아전에 출전한 포백의 평균 나이는 23.75세였다.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러스(24)와 아브람 파파두풀러스(28)는 유로2012 예선 10경기에서 단 5실점만을 허용할 정도로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공격진은 젊은 수비진과는 달리 노장 선수들을 중시했다.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단점을 연륜과 경험으로 채웠다. 러시아전에서 A매치 120경기 기록을 세운 카라구니스는 상대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결승골을 터뜨리는 침착함을 보였다. 사마라스는 1,2차전 부진을 딛고 활발한 움직임으로 러시아 수비진을 교란했다. 살핑기데스(31)와 게카스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A조에서 그리스의 8강 진출을 꼽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같은 조에 속한 러시아와 폴란드, 체코에 비해 약체로 구분됐다. 그러나 그리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완전히 뒤엎으며 8강에 진출했다. 유로2004 당시 그리스의 우승을 꼽는 전문가는 전혀 없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