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김대호(상의 탈의 선수)가 17일 서울과 홈경기에서 자신의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헹가래 받다 휴대전화 분실 해프닝도
“첫 기자회견이라 가슴이 벅찹니다.”
포항-서울전이 벌어진 17일 포항 스틸야드. 이날 포항 결승골의 주인공인 수비수 김대호(24)가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황진성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은 뒤 경고를 받을 것을 알면서도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진 채 맘껏 포효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김대호는 “기자회견이 처음이다. 가슴이 벅차다”며 말문을 열었다. 득점 소감을 말하는 데도 헛기침을 여러 번하며 주변 눈치를 살피기 바빴다.
포항 유스 출신인 김대호는 2010년 입단한지 3년 만에 이날 K리그 데뷔 골을 맛봤다. 4월3일 애들레이드(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골을 넣었지만 K리그 득점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그는 상의 탈의 세리머니에 대해 “축구선수는 누구나 세리머니 생각을 한다. 상의를 벗고 팬들과 환호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고, 오늘 떠올랐다”며 수줍어했다. 득점 상황에 대해서는 “볼이 워낙 정확하게 오기도 했지만 서울 선수들이 아무도 날 막지 않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대호는 경기 후 사고를 또 쳤다.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다가 휴대폰을 잃어버려 이를 찾느라 포항 프런트들까지 애를 먹었다. 포항 관계자는 “휴대폰 찾느라 고생했지만 게임에 이기고 골까지 넣었으니 다 용서가 된다”며 웃음 지었다.
포항|윤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