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ASUS) 메인보드 시장 1위, 불황에도 고급형 메인보드가 잘 팔려?

입력 2012-07-04 16: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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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인기로 인해 데스크탑PC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스크탑PC 시장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데스크탑PC는 가격에 비해 높은 성능을 발휘하므로 고화질 영화나 최신 게임을 즐기는데 최적이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PC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많은데다 PC방이라는 제법 큰 규모의 고정 수요도 있다.

이 때문에 데스크탑PC용 부품을 파는 업체들도 아직은 건재하다. 다만, 상대적으로 PC에 대한 대중들이 관심이 예전만은 못한 것이 사실이고,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예전 같지는 않아 CPU나 그래픽카드, 하드디스크 등의 주요 PC 부품 중에서 가격대비 성능을 강조하는 보급형 제품의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메인보드(머더보드, PC의 주기판) 시장에서 고급형 브랜드의 제품이 여전히 상당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지난 6월 21일, 고급형 메인보드 제조사인 에이수스의 한국 지사인 에이수스코리아는 2012년 상반기 국내 메인보드 시장에서 자사가 34.26%를 차지하며 판매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총 180만대(회사 추정)에 달하는 전체 메인보드 시장에서 55만대 정도를 판매한 것이며, 2위(24.93%), 3위(15.66%) 업체와 제법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이는 데스크탑PC 시장이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양극화 되면서 중급형 부품의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보급형 부품의 수요는 늘었고, 고급형 부품의 수요도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다른 부품에 비해 메인보드의 품질이 PC 전반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소비자들이 인지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장시간 PC를 가동해야 하는 PC방의 경우, 케이스나 키보드, 헤드셋 등의 부품은 최대한 저렴한 제품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메인보드만큼은 일정수준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시간 PC를 가동하다가 갑자기 PC가 고장 나거나 오류를 일으키면 이는 곧 수익 저하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고급형 메인보드는 보급형 메인보드에 비해 충실한 바이오스(bios, 메인보드의 기본 제어를 하는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제공되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 PC방 업주나 고급 사용자는 주기적으로 PC의 사양을 업그레이드 하곤 하는데, 이 경우, 메인보드 제조사에서 최신 CPU의 정보를 담은 바이오스를 꾸준히 업데이트 해 주지 않으면 업그레이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번 조사에서 판매 점유율 상위를 기록한 업체들은 출시된 지 3~4년이 지난 제품도 꾸준히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에이수스의 이번 판매 점유율 발표는 여러 가지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PC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보급형 PC의 판매 비율이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급형 메인보드의 수요가 생각 이상으로 꾸준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PC부품과 달리 메인보드의 경우, 가격 경쟁력 이외에도 안정성과 사후지원이 중요시된다는 점이다. PC시장의 전체 규모가 줄어들더라도 이러한 메인보드 판매 경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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