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전 5이닝 2실점…다승 단독선두
“가장 먼저 10승, 꿈에도 생각 못했다”
가장 먼저 시즌 10승 고지에 올라섰다.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짝수해’마다 어김없이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유독 힘을 냈던 ‘짝수해의 사나이’가 올해는 정말 큰일을 낼 기세다. 삼성 장원삼(29·사진)이 10승(3패)을 달성했다. 10일 대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15번째 등판(2차례 불펜 등판 포함)에서 10승(구원 1승 포함)에 입맞춤했다.
○삼성 에이스로 우뚝 서다!
5회까지 투구수가 94개에 이를 정도로 볼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컨디션이 나쁠 때도 던지고, 버틸 수 있어야 에이스다. 1회 2사 만루 위기를 벗어난 장원삼은 2회 김일경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긴 했지만 3회 2사 2루, 4회 1사 2루, 5회 1사 1루 등 매회 주자를 내 보내고도 점수를 더 이상 내주지 않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시즌 초반만 해도 우리 팀 에이스는 윤성환이었지만, 지금은 누가 뭐래도 장원삼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5회까지 잘 버텨줬다”고 말했다.
○용병 득세 속 돋보이는 토종 선발
한화 류현진과 KIA 윤석민 등의 부진 속에 유난히 외국인투수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올 시즌, 장원삼은 홀로 꿋꿋하게 토종 투수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팀 동료인 탈보트와 두산 니퍼트, LG 주키치 등 ‘9승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제일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다. 2006년과 2008년 나란히 12승, 2010년 13승을 거뒀던 장원삼은 홀수해에는 단 한번도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짝수해의 사나이’인만큼 올 시즌 페이스는 유난히 돋보인다. LG전 승리로 6월 16일 잠실 두산전 이후 최근 4연승, 5월 5일 한화전 이후 홈 4연승의 기분 좋은 연승행진도 이어갔다.
○“모든 건 동료들 덕이다”
장원삼은 “1회부터 제구가 되지 않고 볼이 안 좋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동료들이 허슬플레이도 해주고, 어렵게 점수도 뽑아줘 이길 수 있었다”며 “타자들하고 불펜투수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 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의 시즌 전 개인 목표는 10승이었다. “솔직히 내가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오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뒤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가겠다”고 말했다. 1차 목표를 달성한 그의 2차 목표는 개인 시즌 최다승(13승)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13승 돌파에는 큰 무리가 없다. 그렇다면 그의 3차 목표는 뭘까. 가슴 속 깊은 곳에 품은 목표를 향해 장원삼이 한 걸음 한 걸음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
대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