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 롯데,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입력 2012-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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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선수들 자격 논란에 마음 고생

롯데의 한 선수는 13일 사직 한화전에 앞서 “기뻐서 들떠야 당연한 일인데 마음이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 얘기였다.

롯데는 9일 발표된 올스타 베스트10 인기투표 최종 집계에서 이스턴리그 전 포지션을 싹쓸이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10명의 선수가 ‘별들의 잔치’에 베스트10으로 나란히 서는 모습, 구단과 선수들로선 상상만 해도 뿌듯한 장면이다.

그러나 곧 환희가 부담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몇몇 선수에 대한 자격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한 타 구단 선수들보다 성적과 ‘전국구 인기’에서 뒤진다는 게 이유. 또 다른 선수가 “올스타 발표 후 괜히 뭔가 잘못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할 만하다.

누구보다 속이 타는 건 얼굴 굳은 선수들을 바라보는 양승호 감독이다. 역대 최다 올스타를 배출한 사령탑이 되고도 마음껏 기뻐할 수가 없다. 양 감독은 “올스타는 골든글러브가 아니지 않나. 성적이 아니라 팬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그만큼 롯데팬들이 열성적이라는 증거일 뿐”이라며 “잘못 없는 선수들이 왜 힘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선수들이 자칫 스트레스 때문에 경기에 지장을 받거나 올스타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까봐 염려한 것이다. 양 감독은 “비난 받고 있는 선수들은 지금 얼마나 죽을 맛이겠나. 영광인데도 오히려 뛰기 싫을 것 같다”며 “올스타전은 축제다. 홍성흔처럼 쇼맨십 있는 선수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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