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구본능 총재 약속, 선수협 마음 돌렸다

입력 2012-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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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오른쪽)이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스타전 보이콧 방침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선수협 김선동 사무국장.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올스타전 보이콧 철회 어떻게 나왔나

“10구단 창단 안건 직권상정하겠다”
협의때 깜짝참석 강력한 의지 피력

선수협 “서류 없지만 신뢰바탕 결정
내년까지 창단 승인 안되면 재투쟁”


‘올스타전 무산’이라는 파행은 일단 피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개 구단 선수들의 올스타전 참가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임시이사회가 ‘10구단 창단 잠정 유보’를 결정하자 선수협은 ‘올스타전 보이콧’, 나아가 ‘리그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그러나 10일 KBO 제6차 이사회(넥센 이장석 대표 제외한 8개 구단 사장 참석)로부터 10구단 창단 문제를 위임 받은 KBO 수뇌부가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함에 따라 선수협도 한 발짝 물러섰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결정

선수협은 이날 KBO로부터 ▲한국시리즈 직후 10구단 창단 안건 상정 ▲창단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팀 구성 ▲2013년 개막 전까지 10구단(지자체+기업) 선정 및 승인 ▲10구단 2014신인드래프트 참가 및 2015년 1군 진입 등의 로드맵과 실행의지를 확인하고는 올스타전 보이콧 방침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후퇴다.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은 “증빙서류를 받은 것도 아니고, KBO 이사회가 구본능 총재에게 10구단 창단에 관련한 권한을 위임했다는 것도 불분명하지만 구 총재와 KBO의 의지를 믿고 결정을 내렸다”며 “만약 내년 시즌 전까지 10구단 창단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모든 선수들이 합심해 더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못 박았다.


○구본능 총재가 직접 움직였다!

선수협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까지 KBO와 의견을 조율해야 했다. 실체가 없는 ‘신뢰’를 전제로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선수협은 10일 KBO가 전달한 이사회의 제안서를 받아들고 ‘긍정적 답변을 받아냈다’며 반색했지만, 다음날 돌연 ‘세부사항을 살펴보니 10구단 창단 로드맵이 불투명했다’며 다시 강경 기조로 선회했다.

선수협의 태도가 바뀐 것은 12일 KBO와의 비공개 협의 때다. 당시 KBO 대표로 양해영 사무총장만 참석하기로 돼있었지만, 구본능 총재도 함께 자리를 해 선수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10구단 창단에 관한 KBO의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구단의 대의원을 맡고 있는 B선수는 “구 총재가 참석했다는 것 자체가 선수들의 10구단 창단에 대한 염원과 의지를 KBO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였다”고 귀띔했다.


○직권상정 약속…선수협 활동 계속

선수협은 12일 각 구단 대의원을 통해 선수들에게 올스타전 참가 의사를 전달했고, 13일 KBO와 최종 협의를 끝내고 올스타전 참가를 결정했다. 박충식 사무총장은 “구본능 총재에게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승인 권리가 없고, 어차피 이사회의 결정을 거쳐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10구단 창단 안건을 직권상정 하겠다는 약속까지 건넨 구 총재의 의지를 믿었다. 선수협도 KBO와 긴밀하게 논의하며 앞으로 진행사항을 지켜볼 것이다. 10구단 창단 운동도 계속해서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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