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우. 사진제공|tvN
“남자가 착한 여자 좋아할 때가 언젠지 알아?
관 짤 때. 수의 맞추고, 무덤 만들려고 땅 알아볼 때.
섹시한 여자 쫓아다니다 완전히 힘 다 떨어졌을 때…
1. ‘로필’ 당당한 간통녀 김지우
‘국민 나쁜년’ 불구 파격대사 열광
2. ‘신품’ 밉지않은 재벌녀 김정난
위기 때마다 개념 발언…어록 등장도
3. ‘넝굴당’ 김남주
‘시월드’에 맞서는 며느리…“속 시원”
‘할 말은 한다. 비록 욕을 먹을지라도….’
김남주·김정난·김지우, 세 여배우들의 공통점은 바로 그것이다.
성격은 좀 까칠하고, 심지어 다혈질이어서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성이 풀린다. 하지만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 응어리진 것들이 조금은 풀리는 듯하다. 최근 여자들도 반하게 만든 드라마 속 ‘여장부’ 캐릭터들의 힘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주인공 김남주는 최근 ‘국민아내’ ‘국민며느리’에 이어 ‘국민언니’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직장에서 불의나 차별대우를 참지 못하고 통쾌하게 반격을 가하는 모습이나 ‘시월드’(시댁)의 입바른 며느리 역할이 여성 시청자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밉상 시누이’ 오연서와 벌이는 신경전에서 완승하며 기존의 올케·시누이 관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장면이나, 소심한 성격의 손위 시누이에게 ‘기센 여자 특강’을 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속을 후련하게 하고 있다.
김남주는 최근 스포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촬영장에 가면 여성 팬들이 많이 늘어난 것을 실감한다”며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줘 고맙다는 주부들의 감사 인사를 받을 때마다 더 열심히 입장을 대변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든다”고 말했다.
여장부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신사의 품격’의 김정난(위)과 ‘넝굴당’의 김남주. 사진제공|KBS·SBS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박민숙으로 출연 중인 김정난은 결코 밉지 않은 ‘개념 재벌녀’로 사랑받고 있다. 비록 성격 자체로만 평가하자면 ‘마녀’ 같아 보이지만 그가 가진 ‘돈의 힘’과 카리스마를 적재적소 위기 상황에 활용하며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극중 부잣집 아들을 때린 문제아에게 “방금 네가 본 게 앞으로 나올 세상이고, 돈 없는 사람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야”라고 말하는 장면과 자아도취에 빠진 윤세아를 향해 “나이 드는 건 참 슬픈 일이야. 근데 돈 없이 늙는 건 더 슬픈 일이겠지. 시간 앞에 다행인 미모는 그 어디에도 없어”라고 던진 대사는 온라인상 ‘청담마녀’ 어록으로 화제다.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의 당당한 ‘돌싱녀’ 선재경 역의 김지우는 2030세대 여성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극중 간통 혐의로 남편과 이혼하면서 ‘국민 나쁜 년’으로 전락하지만 특유의 당당함과 활달함으로 슬픔을 이겨낸다.
남녀간의 관계를 캐치볼에 비유하거나, “남자가 착한 여자 좋아할 때가 언젠지 알아? 관 짤 때. 수의 맞추고, 무덤 만들려고 땅 알아볼 때. 섹시한 여자 쫓아다니다 완전히 힘 다 떨어졌을 때” 등 파격적인 대사는 2030세대의 솔직함에 어필하며 사랑받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