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꼬리표 뗀 최주환 이치로처럼…커트!커트!

입력 2012-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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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스포츠동아DB

두산 최주환(24)은 꿈 많은 ‘야구소년’이었다. 어릴 때부터 야구가 마냥 좋아, 가족과 바닷가에 놀러가도 기계에서 볼이 나오는 오락시설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고는 했다. 타격 재능도 출중했다. “맞히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꼬마는 다섯 살 무렵부터 기계 볼을 곧잘 쳐냈다.

초등학교 야구부에 들어가 프로선수를 꿈꾸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스즈키 이치로(현 뉴욕 양키스)를 동경했다. “이치로는 자신만의 타격 존이 확실하고, 존에 들어오는 공은 결대로 쳐요. 사실 1군에선 노림수를 가지고 치기가 쉽지 않거든요. 저도 그런 타격을 하고 싶어서 영상을 매일 보고 폼도 정말 많이 따라했어요.” 효과는 확실했다. 최주환은 파울 타구가 많은 타자다. 이치로처럼 스스로 만든 타격 존에 들어온 공은 어떻게든 쳐내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상무 시절(2010∼2011년) 박치왕 감독은 처음 그의 타격을 보고 “일본 강타자 오가사와라(미치히로)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타고난 손목 힘 때문이었다. 비록 2군이었지만 2010년 2군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갖췄지만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며 ‘유망주’에 불과했던 최주환은 데뷔 6년 만에 꽃봉오리를 터트렸다. 올해 생애 첫 개막전 무대를 밟았고, 1군 선수로 조금씩 자리매김하고 있다.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LG전(24∼26일)에선 1번타자로 만점활약을 펼쳤다. 특히 필요할 때 타점을 올리는 클러치능력과 재치 있는 수비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할 줄 아는 것보다 할 게 많다”는 욕심쟁이다. “보세요. 잘 치는 타자들은 테이크백부터 임팩트 순간까지 군더더기가 없다니까요. 우와∼! 난 언제 저렇게 되지?”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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