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개인 실력 뛰어나지만 단결 안돼
웨일스 출신 선수는 영국국가 조차 외면
정신력 필요한 8강전선 팀 와해 가능성
한국 강점은 일체감…“단결력으로 승부”
팀 vs 개인의 대결.
홍명보호와 ‘개최국’ 영국의 8강 맞대결은 이렇게 요약된다.
한국은 2일(한국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가봉과 2012런던올림픽 남자축구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일방적인 경기를 하고도 또 다시 결정력 부족으로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은 1승2무(승점 5)로 같은 시간 스위스를 1-0으로 누른 멕시코(2승1무·승점 7)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조별리그 통과의 기쁨을 맛봤다. 올림픽팀 홍명보 감독은 “우리 그룹이 결코 쉽지 않았는데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선수들에게 축하를 건네고 싶고 감사하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기쁘다. 이제 앞으로는 매 경기 이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 안에서 회복하고 잘 준비하겠다. 남은 기간 우리 선수들이 어떤 정신력을 발휘해 줄지 나도 궁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5일 오전 3시30분 웨일스 카디프 시티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A조 1위 영국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일체감 vs 반쪽 단일팀
한국과 영국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팀 정신이다.
홍 감독이 팀을 금과옥조로 여긴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홍 감독은 2일 8강 진출이 확정된 직후 라커룸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일체감이다”며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이를 강조했다. 공격수 백성동(21·주빌로 이와타)은 “감독님께서 일체감에 대해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미드필더 박종우(23·부산)는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일체감이다. 세계 어느 팀과 비교해도 이것만큼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도 표면적으로는 단일팀이다.
64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52년 만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단일팀을 구성했다. 선수들 면면도 화려하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로 합류한 라이언 긱스(3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크레이그 벨라미(33·리버풀), 다니엘 스터리지(23·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포진했다. 이 밖에도 톰 클레벌리(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콧 싱클레어(23·스완지시티), 아론 램지(22·아스널) 등 각 팀 유망주들이 대거 합류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단일팀 반대 의사를 내비치면서 잉글랜드와 웨일스 선수들만 속한 반쪽 대표팀이 됐다. 또한 웨일스 출신 선수들이 경기 직전 영국 국가를 부르지 않는 모습이 포착돼 최근 큰 논란이 됐다. 스튜어트 피어스 대표팀 감독이 직접 나서 “국가를 부르고 말고는 선수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토너먼트처럼 압박감이 큰 경기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팀 정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