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성용 주영 재석! 브라질 꺾을 너희가 용감한 녀석들

입력 2012-08-0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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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대1 싸움서 밀리면 끝… 승부 가를 ‘매치업’ 분석

“일단 기선부터 제압해야죠. 매치업 상대에게 처음부터 밀리면 끝까지 못 말려요.”

현재 올림픽 축구 대표팀을 이끌며 4강 신화를 쓴 홍명보 감독이 선수 시절 한 말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조직력이 떨어지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개인 능력에서 월등하게 차이가 나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팀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가 상대와의 1 대 1 전투에서 밀리면 팀 전체 전력까지 휘청거린다는 게 정설. 8일 오전 3시 45분 결승 진출을 다툴 브라질의 선수 구성은 화려함 그 자체다. 이 경기에서 승부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매치업을 소개한다.


○ 오재석 vs 네이마르

왼쪽 측면공격수로 활약하는 네이마르(산토스)는 기대대로 활약 중이다. 4경기를 치르며 3골을 뽑았다. 하지만 오재석(강원)도 기세 면에선 만만치 않다. 영국과의 8강에서 부상당한 김창수(부산)를 대신해 전반 5분 만에 깜짝 출장했지만 연장전 끝날 때까지 안정적인 수비를 펼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워낙 순간스피드가 좋고 공과의 일체감이 발군인 네이마르를 상대로 오재석이 무작정 덤비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네이마르의 속도와 드리블 타이밍은 예측을 뛰어넘는다. 공을 뺏으려고 하지 말고 막힌 공간으로 몰아가는 수비가 좋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1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중심을 낮춘 상태에서 네이마르를 막으라고 조언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네이마르는 협력 수비와 밀착 수비로 에워싸일 경우 볼을 질질 끌다 공격 흐름을 끊어 버릴 때가 있다”면서 “이때 역습을 노리면 한 방도 노릴 수 있다”고 했다.


○ 기성용 vs 오스카르

기성용

양 팀 감독이 팀 내 전력의 핵심으로 꼽는 선수들이다. 홍 감독은 기성용에 대해 “필드 어디에서나 보일 만큼 활동량이 많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다”고 칭찬했다. 브라질의 마누 메네지스 감독 역시 최근 2500만 파운드(약 440억 원)의 이적료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첼시로 이적한 오스카르를 두고 “시야가 넓고 볼 터치가 좋다. 전방으로 찌르는 패스 능력도 일품”이라고 극찬했다.

공격형미드필더로 나서는 오스카르가 창의적인 패스를 자유롭게 뿌리게끔 놔두면 한국 수비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옆으로 두세 번 치고 나가다 순간적으로 전방으로 찌르는 패스는 말 그대로 ‘킬 패스’라는 평가. 한준희 해설위원은 “기성용이 강한 압박과 몸싸움으로 오스카르를 계속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박주영 vs 치아구 시우바

둘 다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치아구 시우바(파리 생제르맹)는 현재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정상급 중앙수비수. 힘도 좋고 수비수로는 드물게 스피드도 발군이다. ‘태클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정교한 태클도 무기다.

반면 한국의 대표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은 컨디션이 다소 떨어진 상황. 과감한 돌파와 장기인 반 박자 빠른 중거리 슈팅이 앞선 경기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브라질 수비진이 난공불락은 아니다. 앞선 4경기에서 5골을 허용했다. 상대가 역습 시 공간을 보완하는 조직적인 플레이나 협력 수비에서 문제가 보였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시우바는 공격 가담 능력이 좋다. 반대로 얘기하면 역습 시 수비 전환이 느리다는 얘기”라면서 “원-터치 패스로 2, 3번 안에 박주영까지 연결하면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능력치에 비해 다소 부족한 시우바의 헤딩 능력을 노리라는 지적도 있었다. 위치 선정은 물론이고 점프력도 좋은 박주영이 시우바와 자주 경합해 공중 볼을 따낸다면 2선 공격수에게 찬스가 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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