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족에게 폰 싸게 팝니다? 아직은 무리…

입력 2012-08-17 14: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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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통신 서비스를 값싸게 이용하려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사용자들을 위해 생겨난 것이 MVNO다. MVNO는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를 뜻한다. 이동통신망을 이미 보유한 네트워크운영사업자, 이를테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공유(임대)하여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내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MVNO법)’이 통과된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된 바 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알뜰폰’이라는 말에 더 익숙하다. 알뜰폰은 MVNO의 좀 더 쉬운 말이라고 할 수 있다.

TV, 라디오 및 지하철 광고에서도 알뜰폰을 홍보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알뜰폰 제도는 정확히 어떠한 것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맹점은 무엇일까?

알뜰폰의 경쟁력을 이야기하다


이동통신사별 알뜰폰 업체들은 어떤 곳들이 있을까. SKT는 한국케이블텔레콤과 더불어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CJ헬로비전, 프리텔레콤 등과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LG유플러스의 경우 에프아이텔, 리더스텔레콤 등과 연계되어 있다. 이처럼 통신사별로 알뜰폰 체계가 구축되어 있는 상태다.

알뜰폰이 내세우는 장점은 역시 낮은 통신 요금이다. 통신망을 공유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망 유지 비용이 적게 들어 통신 상품 가격 또한 내려 가는 것이다. 요금 절약 효과의 또 다른 이유는 기존 통신사 요금 운영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KT의 요금제를 기준으로 따져 보자면 표준요금제의 경우 기본료가 50% 낮아지고, 스마트폰 요금제의 경우 41%가 낮아진다.

통신사의 기본료 비중이 높은 반면, 알뜰폰 선불요금제는 기본료가 없다는 점도 들 수 있다. 후불요금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로 가입할 경우 월 5000원 정도면 기본료로써 충분한 금액이다. 한편, 이동통신3사와 같은 주파수를 쓰므로 통신 환경의 질 또한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알뜰폰, 어떻게 이용하나


기존 이동통신사의 가입자가 알뜰폰을 이용하고자 할 경우, 기존 번호의 유지(단 선, 후불간 번호이동은 2013년 4월부터 시행 예정)가 가능하며, 3G 서비스에서는 가입자 식별 모듈(USIM)교체로 기존의 휴대전화도 그대로 쓸 수 있어 큰 불편함 없이도 알뜰폰 전환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알뜰폰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그러나 알뜰폰(MVNO) 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1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활성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현재 MVNO서비스 가입자는 약 81만 9000명이다(방송통신위원회 발표). 비록 2012년 1월 약 42만 7900명이었던 알뜰폰 가입자 수가 4월에 접어 들면서 증가하긴 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8월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이동통신 기획조사’ 자료에 따르면, 8만 5,605명 중에서 알뜰폰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10.4%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알뜰폰으로써 제공하는 휴대전화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 갤럭시S3 등 신제품들을 확보하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한 실정이라서 신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아직 인기가 없는 것이 알뜰폰이다. 물론 가격 측면에서만 보는 사용자라면 알뜰폰 제도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양한 요금제나 부가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방통위가 MVNO 활성화 종합 대책을 통해 MVNO사업자들에게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라고 요청했으나 그저 논의하는 데에 그쳤던 것. 당연히 사용자 입장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앞서 말했던 2012년 상반기 이동통신 기획조사에서도 ‘데이터 요금이 비싸다’거나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없어서’라는 사용자의 응답 내용이 첨가되어 있다.
해외에서는 잘 활용하지 못하는 알뜰폰?

한편, 알뜰폰을 해외에서 사용하는 것도 어렵다.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79개국, 51개국, 11개국에서 약 1만원의 요금으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통신사들은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해외 MVNO 사용자에게는 제공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양한 로밍 상품과 부가 서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사가 이들을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데이터 도매대가가 높기 때문이다.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통신사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일반 통신사 이용 고객과 MVNO 가입자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의견이다. 무제한 데이터 로밍 자체가 어찌 보면 통신사들이 자신들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특혜이기 때문에 그것을 알뜰폰 사용자들에게까지 돌릴 수는 없다는 얘기다.

MVNO를 시행한 지 일정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자리잡지 못하는 것에는 통신사들의 이익 문제가 걸리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통신사들도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는 어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통신사도 어디까지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방통위의 방안은

방통위는 통신 상품 사용자들의 알뜰폰에 대한 지식이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감안해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한국MVNO협회와 협조하여 알뜰폰을 활용한 온라인 홍보, 홍보대사 위촉, 홍보포스터 배포 및 신문, 라디오, 지하철광고 등의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알뜰폰의 취지는 좋다. 그러나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알뜰폰 관계자들의 재고가 필요함은 물론이고 통신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의 관심도 필요한 실정이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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