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스포츠동아DB
두산 김선우(35·사진)가 부활했다. 최근 4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4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28이닝(평균 7이닝)을 던져 방어율 1.29를 기록했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5승7패(24경기 방어율 4.62)로 좋지 않다. 잘 던지고 승을 올리지 못하는 불운이 겹쳤고, 스스로 무너질 때도 많았다. 그는 “내 공은 볼끝에 각이 형성돼 땅볼이 나와야하는데 그동안 밋밋하게 밀려들어가면서 뜬공이 나왔다. 시즌 초까지는 경기결과가 좋아도 내 공이 아니라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지난해 16승(7패)을 올린 투수다. 한국 무대로 돌아오기 전까지 미국 무대에서 외국인 신분으로 살면서 숱한 위기를 넘겨왔다. 실제 그는 6월 16일 잠실 삼성전을 자신의 터닝포인트로 꼽았다. 이날 선발등판해 4.1이닝 7실점(6자책)했지만 정타가 아닌 땅볼 안타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땅볼 안타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때부터 내 볼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선우는 이후 5회 이전 강판된 적도 없고, 2경기를 제외하고 3실점 이상 한 적도 없다. 후반기 들어서는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자 팀 마운드는 더욱 견고해졌다. 그는 “그동안 우리 선발투수들이 잘 해줬고 감독님도 계속 날 믿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하고는 “승리는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고 난 이미 지난해 야수들의 도움으로 많이 이겼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게 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